2019년 1월 23일 수요일

Accelerator와 Brake



미국서 타고 다니던 2008년형 도요타 캠리... 한국와서 길에 이 차가 지나다니는걸 보면 왠지 짠~하다

차는 타고 다니는 수단이라 그냥 연비 좋고 잔고장 없는 차가 최고라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Top Gear 같은 프로그램에 열광하는 사내들이 약간 이상하게 보인다. 그러나 미국서 2년 사는 동안 주변 분들이 몰고 다니는 BMW, Infiniti를 운전해본 적이 있다. 귀국할 때 처분이 용이하다는 이유로 2008년형 Toyota Camry my car로 삼는 호사를 누렸다. 특히 BMW는 탱글탱글하게 생겼지만 생각보다 묵직했다. 그러다 accelerator를 밟는 순간 슝~하고 튀어나가는데 그 민감함에 얼마나 놀랬던지, ‘기름은 엄청 먹겠구나라는 생각이 먼저들었지만 밟는대로 쫙~~ 나가는 그 순간 폭발력은 운전하는 맛을 느끼게 해주었다. 순간 가속이 쉽고 빠른 고급차에는 또다른 특징이 있었다. 브레이크도 엄청 잘 듣는다는 것이다. 당연하다. 가속이 잘 되는 차일수록 제동도 잘 되어야 한다. 가속은 잘 되는데 제동이 되지 않는 차는 살인무기다. 반대로 가속은 되지 않으면서 제동은 잘 되는 차는 애물단지다. Accelerator Brake는 상호보완하는 기제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Brake기술이 발달할수록, 그에 맞게 Accelerator기술도 발달한다는 것이다. 차량의 안전을 위해 개발된 제동기술이 결국 폭발적인 가속기술을 충동질한다는 것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뭘하고자 할 때마다 직언하고 제동걸고, 문제를 지적하며 신중해질 것을 제안하는 Brake역할을 하는 귀한 분들이 있다. 반대로시간없으니 미적거리지 말라고 하면서 밀어붙이는 속도전을 신봉하는 분들도 있다. 먼저는 내 안에 Accelerator Brake가 공존해야 한다. 다음으로는 조직공동체 안에 Accelerator역할을 하는 사람과 Brake역할을 하는 사람이 공존할 수 있어야 한다.
최악의 상태는 지도자 한 사람이 Accelerator Brake 둘다 균형잡힌 시각 없이 한쪽을 치우져 무조건 밀어붙이거나 엎어놓고 미적거리거나 하는 경우다. 더 나아가 공동체 안에서 치밀한 분석과 신중한 결정을 주장하는 Brake를 다 죽여버리고 Accelerator만 득실거리는 조직은 사고만 처놓고 수습하는 사람이 없다. 반대로 Brake들만 살아남고 Accelerator들을 무책임한 사고뭉치로만 몰아붙이면 되는 일이 없다.
내 경험상 많은 리더들은 대부분 Accelerator. 본의 아니게 전체를 위해 Brake역할을 감당해야할 때가 많았다. 나는 결국 딴지거는 못된 인간으로 찍혀 퇴출당하는 일을 몇 번 겪었다. 낸들 왜 Accelerator역할을 하고 싶지 않을까... 전체가 눈에 보이는걸 어떻하란 말인가? 문제는 균형이다. 다시 설명하지만 내 안에 Accelerator Brake 두개가 다 있어야 된다. 그것도 안되면 조직 안에 Accelerator Brake역할을 감당하는 존재 둘다 있어야 된다. 제발 부탁이다. Accelerator들이여.. Brake를 죽이지 마라. Brake를 죽이는 순간 니 자신도 과속사고로 죽게 될 것이다. Brake들이여...Accelerator들의 진취적인 태도를위험하다고 낙인찍지 마라. 낙인 찍는 순간, 창의적 시도와 혁신은 물건너 간다.
조심스럽지만 이왕 시작한 김에 한마디만 더 하자. 무대까리로 밀어붙이는 불도저 같은 추진력을 Leadership이라고 미화하는 세태에 딴지거는(왜 구태어딴지라는 용어를 선택했는지 아는 사람들은 알거다.ㅎㅋ) Brake는 반드시 필요하다. 정당한 feedback을 하는 이 brake들을 부정적인 사고방식에 사로잡힌 마귀새끼로 매도하지 마라. 제사장이라는 종교권력과 왕이라는 정치권력이 결탁해서 말아먹을 때, 마지막에 견제를 했던 것은 하나님이 남겨놓으신 선지자세력이었다. 제사장와 왕, 선지자는 3000년 전에 하나님이 친히 만들어 놓으신 놀라운 삼권분립의 상호견제와 세력균형 시스템이다. 세상의 치열한 투쟁을 통해 인간들이 만들어놓은 근대 입법,사법,행정부의 삼권분립은 겨우 200년 전에 시작되었을 뿐이다.
행여 분별력없는 맹목적인 반대를 하는 세력을 옹호하는데 이 글이 쓰이지 않기를 바란다. 이유없이 그냥 반대하는 비난과 대안을 모색하는 건설적 비판은 구분되어야 한다. 내가 지지하는 것은 비판이지 비난이 아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