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 17일 목요일

JTBC 김운경 '유나의 거리'

2015년 3월에 쓴 글이다.
임태우PD 김운경 작가
김수현작가, 배우 문성근, 강준만교수까지 JTBC '유나의 거리' 시나리오 작가 '김운경'을 칭찬한다. 공부하듯이 50편을 한주간동안 시간나는대로 몰아서 봤다. 우리네 사는 이야기다.
현대판 판타지별에서 온 그대’, 재벌가 이야기상속자들’... 대박 치는 한류 드라마는 대부분 실제로 우리가 살아내는 현장을 반영하지 않는다. 하도 내 현실이 답답하니까 잠시 드라마를 통해서라도 환상 속에 빠져보라는 오락성 드라마가 대세다. 이런 드라마에 몰입하다보면 내 주변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멍청이가 된다. 지배자들은 생각없는 백성을 좋아한다.
유나(김옥빈)는 소매치기다. 같이 세들어사는 사람들은 찌질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개삼촌, 건달 출신 콜라텍 사장, 룸싸롱 출신 사장부인, 동대문 큰형님 어르신, 꽃뱀 미선씨, 꽃뱀 등처먹는 호스트, 비리 경찰로 짤리고 나서야 범죄자들 돕기 시작한 봉반장, 야반도주한 뺑끼칠, 고시원에 혼자 사는 주방장 아줌마, 정이 많고 서로를 돌아볼 줄 아는 전과자들... 사회적 지위와 체면이 있는 멀쩡한 사람들인데 못된 짓을 하는 장면들... 이 드라마에 절대선과 절대악의 대결은 없다. 우리네 삶도 그렇다. 우리 안에 선과 악이 공존한다. 내 안에 선한 측면과 악한 측면이 같이 있다. ‘유나의 거리는 소소한 서민들의 일상사를 재미와 감동으로 포장해서 설명하고 있다. 개인의 출생과 성장배경이라는 환경의 문제도 지적하지만 사회 구조적인 문제도 계속 건드린다. 콜라텍 바닥 안전문제를 세월호와 연결시키고, 치매노인이 처한 현실을 복지문제로 확대시킨다. 전과자들의 교화를 사회적기업 설립으로 논의를 끌고간다. 오랜만에 지대로 만든 드라마를 봤다.
무엇보다 나한테 도전을 준 캐릭터는 창만이(이희준)이다. 창만이는 부모님 돌아가시고 외삼촌 카센터에서 일하다 도둑으로 몰려 가출한 이후 닥치는 대로 일을 하며 살아가는 인물이지만, 너무나 반듯하고 인품이 훌륭한 사람이다. 내 눈에 창만이는 같은 연립주택에 사는 이웃들과 주변 사람들을 대상으로 정확히목회를하고 있다. 그 어떤 목사보다도 더 훌륭히 목회를 하고 있다. 신학교 나와서 안수받고 교회에서 사역하는 목사보다 훨씬 낫다. 목회든 마을만들기든 창만이 처럼 해야한다.
오늘 친구와카트를 같이 봤다. 답답~하다. 제자도를 세상에도 구현하고자 했던 이랜드가 까루프를 인수해서 홈에버를 만들 때 벌어진 상황이다. 대학시절 나도 그 교회 다녔기 때문에 더 답답하다. 결국 이랜드는 카루프를 삼성테스코 홈플러스에 매각한다. 물론 무노조 신화, 관리의 삼성 하에서는 파업이나 투쟁은 절대 없다. 그럼 문제는 해결된 것인가? 우리 현실은 별로 변한게 없다.
사람을 소모품으로 취급하지 않고 인격적으로 대하며, 편견 없이 주변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 품고 섬기는 것이 목회다. 그리스도인이라면 목사 안수 받건 않받건 우리는 전부 부름받은 목회자들이다. 어설픈 설교 듣느니유나의 거리를 보라! 더 큰 은혜를 받을 수 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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