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 17일 목요일

어설픈 Imitaiton보다 제대로된 중저가가 훨씬 낫다.



십수년 전이다. 결혼 전 아내와 함께 동대문으로 쇼핑을 갔다. 비싼 백화점 가는 건 엄두를 못내던 시절이다. ^^ 동대문 상가를 한바퀴 휙~ 돌고나면 그 시즌의 패션 흐름이 보인다. 동대문은 그 시기의 유행하는 명품 브랜드들을 모방하는데 최고의 시스템을 갖고 있다. 나는 원래 브랜드에는 별 관심이 없다. 재질과 디자인만 괜찮으면 산다. 한 가게에 들려서 내 구미에 맞는 옷을 금방 골랐다. 계산하고 나올 때, 가게 주인으로부터 잊을 수 없는 한 문장을 들었다. “어설픈 imitation보다 제대로 만든 중저가가 훨씬 좋습니다. 물건 고르는 눈이 있으신데요...ㅎㅎ쥔장의 설명으로는 많은 여성들이 백화점에서 본 명품 브랜드와 가장 비슷하게 만든 짝퉁을 찾아내는데 혈안이 되어 있단다. 제품 재질과 상태는 상관없고 단지 진짜 명품과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비슷하기만 하면 몇 번 입고 버리더라도 구매한다는 것이다. 가게 주인은 사람들의 이런 소비패턴을 아주 아쉬워했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 아닐까? 남의 눈 의식하고,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고민하다가 정작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는 우를 범하고 있지는 않은지... 겉으로 포장되는 스펙에 집중하다 정작 자기 내공 쌓기는 등한시하는 어리석음 말이다. 화장빨과 스펙을 보고 믿었다가 나중에 홀딱 깨는 일을 몇 번 겪고 나면 사람을 볼 때 신중하게 된다. 어설픈 imitation보다 제대로 된 중저가 훨씬 낫다. 이건 패션잡화 뿐 아니라 사람에게도 해당되는 원리다. 난 나다. 누구 흉내내느라 인생 낭비하고 싶지 않다. 다들 저마다 자기 삶의 현장에서 있는 모습 그대로 진솔한 자신을 드러내며, 의미있는 관계를 맺어갔으면 한다. 언젠가 그 누군가는 내 진가를 알아볼 것이다. 심지어 나를 알아주는 그 누군가가 없더라도 상관없다. 하나님이 나를 알고 내가 나를 인정하는데 뭔 상관이란 말인가? 언제나 당당한 당신과 기분 좋게 만나고 싶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