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 17일 목요일

굴곡있는 여행을 함께 가는 동지가 있는 인생



93년 가을 보름넘게 자전거로 우리나라를 돌아다닌 적이 있다. 국토의 대부분이 산지인 우리나라를 자전거로 여행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굽이굽이마다 언덕이다.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고개를 넘어서면 내리막이다. 내리막에서는 페달을 밟지 않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신나게 내려온다. 그런데 내리막이 너무 길어지면 즐거움은 사라지고 불안감이 밀려온다. 내리막이 이렇게 길어지면 다음 오르막은 얼마나 더 가파르고 길까...하는 걱정에 사로잡힌다. 내리막을 시원하게 달리는 그 순간에 다음 오르막이 두려워지는 것이다. 시원한 맞바람을 맞으며 내리막만 달리게 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부산에서 제주 가는 페리에 자전거를 싣고 드디어 제주도에 들어갔다. 멋 모르고 서귀포에서 5.16도로를 따라 1100고지까지 자전거로 올라갔다. 아주 힘들었다. 그러나 “1100고지부터 제주시까지는 내리막이니까 신나게 내려가야지...”라는 생각으로 그 힘든 오르막을 버티며 끝까지 올랐다. 고지를 넘어 드디어 내리막이 시작되었다. ~ 시원한 바람... 더 이상 힘들게 페달을 밟지 않아도 되는 신나는 코스다. 그런데 아뿔사~ 그 내리막이 한시간 넘게 지속되었다. 자전거는 제동장치가 약한 이동수단이다. 마냥 내리막이 한시간 넘게 지속되는 것은 지옥이었다. 브레이크를 잡는 것도 잠깐잠깐이지 한시간 내리 계속 잡을 수는 없다. 결국 브레이크 고무에 탄내가 나더니 급기야 브레이크는 터져버렸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 아닐까? 크고 작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펼쳐져 있다. 인생은 수많은 굴곡이 있어 Dynamic한 것이다. 잘 나갈 때도 있고 어려울 때도 있는 것이 인생이다. 그 모든 과정을 즐겨야 한다. 우리 인생이 제주도 한라산처럼 하나의 오르막과 단 하나의 내리막만 있다면... 브레이크 터진다. 시원한 내리막과 땀 흘리는 오르막의 앙상블이 우리 인생이다. 크게 한방 터트리고, 대박 한번 쳐서 나머지 인생 놀고먹으려는 심보로 살다가는 브레이크 터진다. 일상에서 소소한 행복을 누릴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거 한방을 노리는 사람은 위험하다. 이런 사람 한방에 훅~ 간다. 대박 노리는 사람을 조심하자. 브레이크 없는 벤츠에 같이 탔다가는 죽는 수가 있다. 기쁠 때 같이 웃어주고 힘들 때 곁에 있어주는 사람과 같이 여행하듯 인생을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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