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6월 15일 수요일

이훈구, "미안하다고 말하기가 그렇게 어려웠나요", 이야기:2001

2000년 5월 기절초풍할 사건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살기좋다는 경기도 과천에서 발생했다. 부모를 살해해서 그 시신을 토막낸 다음, 비닐 봉지에 싸서 자기동네 주변 여기저기에 숨겨놓은 사건이다. 범인은 이은석이라는 그집 대학생 아들이었다. 은석이는 어머니와 형과 함께 교회와 성당을 전전하며 자란 아이이다. 그런데....

먼저 그의 가족들부터 살펴보자.

1.기독교의 본질인 인격적 사랑은 없이 '종교생활에 집착하는' 어머니
청상과부 홀어머니의 지나친 기대 속에서 엘리트로 자라난 황여사는 한국최초의 여자대통령이 되고자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에 입한한다. 그러나 여자로서의 한계를 인식하고, 대통령 영부인이 될 꿈을 꾸고 당시 가장 잘 나가던 청년장교를 만나 가정을 꾸린다. 그러나 행복하지 못한 결혼생활을 하면서 자식들에게 자기가 못다이룬 꿈을 강요하며 양육을 한다. 이후 종교생활에 빠져 여러교회를 전전하며 한때 신학교에 입학해서 1년을 다니기도 한다. 겉으로 보면 신앙생활 열심히 하는 고상한 주부이지만 속은 공허함과 불만으로 가득 찬 ... 자기 자식조차 사랑하지 못했던 어머니이다.

2.전형적인 가부장적 태도를 가진 앞뒤 꽉막힌 아버지
은석이 아버지는 부모의 도움을 전혀 받지 않고 자수성가한 인물이다. 똑똑하고 자립심은 강하나 내성적이고 고집이 셌다. 사관학교 출신의 엘리트장교로 월남전에서 무공을 두번이나 세운 용장이었다. 그러나 대령진급에 실패하여 퇴역한다. 이후 대기업부장으로 샐러리맨 생활을 통해 가족을 부양한다. 군인체질인 아버지는 가족들을 대하면서도 부하군인들을 대하는 식으로 대했다. 아내와 자녀와의 관계는 냉랭해졌고 가정에서 겉돌기 시작한다. 둘째 아들을 얼마나 미워했는지 평소 동작이 느리다고 '굼벵이'라고 부르며 은석이에게 신경질을 낸다.

3. 일찌감치 집을 떠나버린 형
은석이의 형은 일찌감치 갑갑한 집안분위기에서 벗어날 궁리를 하면서 대학입학과 동시에 독립해버린다. 은석이형은 어머니 아버지한테 분명히 자기 의견을 피력할 줄도 알고, 대들줄도 안다.

사랑없는 부모님의 가정생활...
사람의 단점을 노리개감 삼아 데리고 노는 친구들...
이미 삐뚤어질대로 뒤틀려버린 비딱한 은석이의 성격...
은석이는 수시모집으로 고대 정치외교학과에 입학했다.
은석이 어머니는 이를 실패라고 규정하고 아이를 얼마나 닥달했던지....
이 모든 것들이 충분히 익을대로 익어서 나온 결과가
바로 2000년 과천에서 발생한 부모존속살해사건이다.
연세대 심리학교 이훈구교수는 감옥에 있는 은석이를 면담하면서 이 사건의 원인을 파해치기 시작한다.
그 결과물로 나온 보고서가 바로 본서이다.
그러나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못내 꺼림직한 느낌이 든다.
과연 문제있는 가정에서 태어나 부모로부터 인격적인 사랑을 못받으며 자랐기 때문이라는 것으로
부모살해사건이 설명 되는가?
학대를 받으면서 자란 사람이라도 나중에 부모한테 정성을 다해 효도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경우는 도대체 어떻게 설명할건가? 이 사건을 환경탓으로만 돌릴 것인가?
부모살해사건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 될 수 없다. 은석이한테 문제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어떻게 인간이 그럴수 있나.."라고 혀를 차기 이전에 우리 자신을 냉철하게 돌아보자. 은석이에 비해 우리 또한 별반 나을것이 없다. 본 사건은 성경말씀대로 인간의 타락한 본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사건이다. 나나 이 글을 읽고 읽는 여러분들도 언제든지 적절한 환경과 상황만 마련되면 얼마든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범죄를 저지를 만큼 악한 타락한 죄인이라는 사실을 명심하자.

'교회 다니는 것'이 우리의 구원을 보장해 주지도 않고, 우리의 변화된 인격과 삶을 보장해 주지도 않는다. 예수 그리스도를 진정으로 믿고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야 한다.

그러나 이 책을 읽는 내내 한편으로는 은석이가 이해가 되고, 마음이 아파왔다.
문제있는 가정에서 자란 사람들과 교사들... 가르치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 청소년 사역자들.. 특히 목회자들은 반드시 읽어야만할 책이다.

특별히 은석이 어머니의 성당과 교회생활, '종교적 신앙생활'을 염두에 두고 이 책을 읽어보기 바란다. 목회자들이 자칫하면 은석이 어머니같은 '종교적 인간'을 양산해내는 목회에 전념할 수 있다. 섬뜩하다.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서 내적인 치유가 일어나며, 하나님과 사람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을 키워내는 것이 목회임을 다시한번 되세기게 된다.

은석이형은 항고심 자리에서 "부모님이 직장 상사가 부하하테 갖는 그러한 쥐꼬리만한 관심과 애정만 가졌더라도 동생이 부모를 살해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증언하여 방청석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법정에서 은석이가 아버지에 대해 한말을 들어보자

"아버지가 나를 때리고 구박하고 하는 것은 그럴 수도 있어요. 그러나 때리고 나서라도 그래도 '나는 너를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만 했어도 나는 행복할 수 있었어요."

범행 후 체포된 은석이는 경찰 진술서 작성때 이 말한마디를 하고는 책상에 엎드려 울부짖었다고 한다.

"미안하다고 말하기가 그렇게 어려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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