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6월 19일 일요일

피에르 신부, 『피에르 신부의 고백』, (마음산책:2002)

피에르 신부, 『피에르 신부의 고백』, (마음산책:2002)       
 
본서의 머릿말에서 삐에르 신부님은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나는 50년 넘게 ‘목소리 없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되기 위해, 그리고 ‘사람들이 말하지 못하는 것을 말하기’ 위해 여러 차례 발언을 할 기회를 가졌다. 그건 언제나 ‘이 땅이 인류 모두의 것이’ 되게 하기 위해서였다.” 본서는 신부님의 어록 비슷한 책이다. 전체 279개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 문장은 특별한 연계성 없이 발췌된 것이다. 신부님과 그 삶에 대해 전혀 배경지식이 없는 사람들이 이 책부터 손에 들고 읽는다면.. 뭔 소린지 모를것이다. 그러나 이미 아베 신부님의 책과 그 삶을 알고 있는 사람들 서로 상관없어 보이는 한문장 한문장이 어떤 의도에서 내뱉은 말들인지 알 것이다.
      
내가 읽으면서 check해 놓은 몇 문장을 소개하고자 한다.
97. 평화를 얻는 데도(전쟁 때보다도 더한) 전적인 헌신이 요구된다.
110. 불의란 불평등이 아니라 나누지 않음이다.
130. 하나님, 배고픈 자들에게는 빵을 주시고, 빵을 가진 자들에게는 배고픔을 주십시오.
137. 더 이상 견뎌내지 못할 것 같은 고통 속에서 고통받는 자가 필요로 하는 것은 이성적 고찰이 아니라, 함께 나누는 마음과 우정과 애정을 가지고 기도하듯 곁을 지켜주는 존재이다.
143. ‘가장 고통받는 사람들을 먼저 보살피라’는 법을 지키는 한 문명은 살아남는다. 가장 힘 있는 자들을 먼저 섬기는 순간부터 그 문명은 자멸의 길로 들어선다.
162. 그들이 무력감과 추위와 배고픔, 그리고 내일 밤 어디서 자야 할지 알지 못하는 불안감뿐만 아니라, 씻지 못하던 기억과, 더러운 옷 때문에 느끼던 남모르는 수치심까지도 기억하지 않게 하소서...
215. 그렇다. 살인이 벌어지는 장소들 주위 곳곳에는 살해된 이들보다 더 끔찍한 희생자들이 남아있다.
217. 인간의 유일한 자유, 그것은 계속 돛을 펼치고 있을 것이냐 아니면 지쳐 그것을 놓아버릴 것이냐 하는 것이다. 바람은 우리의 소관이 아니다.
276. 어째서 ‘안락한’ 나라들에 사는 우리만 거의 백살 가까이 살 수 있고, 그들은 아니란 말인가? 언제나 여전한 이 부의 분배문제! 중요한 것은 아주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사는 것이다.
여러 문장들 중 가장 나를 압도한 255번 문장을 소개한다.
255. 나는 언론에게 그 게으르고 안이한 태도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할 것을 간청한다. 피에르 신부라는 이 신화, 의무를 회피하기 위한 편한 구실에 다름 아닌 이 불건전한 숭배를 고발해야 한다. 피에르 신부에 대한 생생한 묘사, 그의 건강이 어떻고, 그의 체온 그래프가 어떻고, 그가 받은 수술들이 어떻고...... 제발 그만! 중요한 것은 천막에서 살고 있는 가족들과 아이들이다. 우상이라니? 누구보다 앞장서서 그 우상을 모독하는 이가 나다! 나의 할일을 하도록 그만 나를 가만히 내버려두라!
따라갈만한 영적 스승을 만난 기분.... 나중에 다시 한번 빠리를 들린다면, 반드시 아베 삐에르를 찾아가리라... 생각했는데 2004년에 선종하셨다. 돌아가신 이후 출간된 '유언'(웅진지식하우스)와 '하느님 왜?'(샘터)도 읽었는데 이건 나중에 첨부하겠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