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영교수를 만나본 적은 한번도 없지만, 나는 그의 팬이기를 자청한다. '글의 묘한 맛'을 느끼게 해주기 때문이다. 본서는 한겨레신문 출범 후 신문에 기고된 '전망대'라는 칼럼을 모은 것이다. 저자는 본서의 제목을 '피사의 전망대'라고 지었단다. 이유인즉슨 삐딱하게 기울어있는 건물에서 세상을 바라보듯, 조금은 독특한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본 기록이라는 의미에서 란다. 책표지에 당시 한겨레에서 그림을 그리던 박재동화백이 피사의 사탑위에 정운영이 망원경을 들고 손을펴서 햇볕을 가리고는 멀리 내다보는 illustration이 있다. 그런데 정작 그 그림에서 탑은 삐딱하지만 정운영이라는 인물을 똑바로 서있다. 이 책의 논조가 그림하나에 기록된 것이다. 나는 이 책을 화장실에서 다 읽었다. 큰거한번 볼때마다 칼럼하나씩을 읽기에 딱~ 좋다. 화장실에서 정운영의 책을 읽는 이유는 한번에 죽~ 보기에는 글이 너무 아깝기 때문이다. 90년데 초중반의 얘기지만 그 논리전개방식과 글재주는 음미할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 특히 1993년 '이론'에 실렸던 '오늘 우리에게 마르크스주의는 무엇인가'라는 아티클이 눈에 띄었다. 단순명쾌하게 설명하는 정운영의 시원함이 잘 배어있는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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