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6월 19일 일요일

다카시나 슈지, ‘명화를 보는 눈’ (2002:눌와)

다카시나 슈지(高階秀爾), ‘명화를 보는 눈’ (2002:눌와)

본서의 저자는 프랑스에서 서양근대미술사를 전공한 다카시나 슈지(高階秀爾) 도쿄대교수이다. 일본에서는 이와나미문고에서 69년과 71년에 2권으로 출판된 책인데, 한국에서는 2002년 12월에 이 두권을 한권으로 묶어 내용을 1,2부로 나눠서 번역 출간되었다. 저자는 각 지역과 시대별로 주목할 만한 그림 작품을 먼저 선정한 다음 그 그림을 꼼꼼히 분석한다. 거기에 그림이 그려질 당시의 문예사조와 역사적 배경, 화가 개인의 편력을 재밌게 서술한다. 마지막으로 화가에 대한 인물평을 첨부한다. 이런 형식으로 29명의 서양근현대 화가와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나는 그림에 관한한 문외한이다. 그런데 그림에 관심이 많은 아내가 유럽여행을 준비하고 있는 나에게 “미술관련 서적 괜찮은거 3권 정도는 보고 가세요. 그림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면 여행다니는 중에 박물관과 갤러리에서 그림보는 시간이 곤혹일 수 있어요.”

유럽여행 선배인 아내의 말을 무시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어떤 책을 봐야하나.. 살피기 시작했다. 그러다 Yes24의 독자서평을 뒤적이다 몇권을 간추렸다.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를 보면 최상이지만, 내용이 방대해서 질려버릴 수가 있었다. 그래서 서점가서 직접 눈으로 확인한 후 최종 구입한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서양그림에 대해 처음 입문하는 생짜배기 초짜가 그림에 흥미를 잃지 않으면서 그림의 깊이를 맛볼 수 있도록 해주는 탁월한 책이다. 이 책 한권만 읽고 간다면 유럽배낭여행 다니다 들르는 박물관과 갤러리에서 시간을 낭비하지 않을 것이다. 유럽 박물관과 갤러리 곳곳에서 이 책에서 설명한 그림을 만나는 재미가 여행의 흥분을 더해줄 것이다. 실제로 책에서만 보던 그림을 바로 코 앞에서 보는 흥분.... 짜릿하다. 그러나 그 그림이 어떤 배경에서 누가.. 왜.. 무슨 의도를 가지고 그렸는지를 모르면... 그냥 종이쪼가리에 물감 처바른 것에 지나지 않는다. 알면 보인다. 유럽 다니면서 박물관, 갤러리를 그냥 스쳐지나가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기위해서라도 이 책만은 읽고 가기를 강력히 추천한다. 신미원씨의 번역도 깔끔하고, 도판도 선명하다. 그래서 기꺼이 별 다섯개를 주는 바이다. 간만에 만난 사서 전혀 돈 아깝지 않은 책이다. 미술에 관한 책을 쓰려면 적어도 이정도는 써야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목차를 보면 책 내용을 추측해 볼 수 있을 것이라 사료되어 소개한다.

1. 르네상스에서 사실주의까지

얀 반 에이크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 철저한 사실주의
산드로 보티첼리 <봄>- 신화적 환상의 장식미
레오나르도 다 빈치 <성 안나와 성모자>- 천상의 미소
산치오 라파엘로 <작은 의자 위의 성모>- 완벽한 구성
알브레히트 뒤러 < 멜렝콜리아 1>- 빛과 어둠의 세계
디에고 벨라스케스 <궁정의 시녀들>- 붓놀림의 마술
렘브란트 <플로라>- 명암 속의 여신
니콜라 푸생 <사비니 여자들의 약탈>- 다이내믹한 군상
얀 베르메르 <화가의 아틀리에>- 상징적 실내 공간
앙투안 와토 <사랑의 섬으로의 순례>- 그림으로 그려진 연극 세계
프란시스코 데 고야 <벌거벗은 마하>- 꿈과 현실의 관능미
외젠 들라크루아 <알제의 여인들>- 빛나는 색채
윌리엄 터너 <국회의사당의 화재>- 불과 물의 공기
귀스카브 쿠르베 <아틀리에>- 사회 속의 예술가
에두아르 마네 <올랭피아>- 근대의 서곡

2. 인상파에서 순수추상까지

클로드 모네 <양산을 쓴 여자>- 빛에 대한 갈망
오귀스트 르누아르 <피아노 앞의 소녀들>- 색채의 하모니
폴 세잔 <온실 속의 세잔 부인>- 조형의 드라마
빈센트 반 고흐 <아를의 침실>- 불안한 내면 세계
폴 고갱 <이아 오라나 마리아>- 이국적 환상
조르주 쇠라 <그랑드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 고요한 시정
툴루즈 로트레크 <물랭 루즈의 포스터>- 세기말의 애수
앙리 루소 <잠자는 집시 여자>- 소박파의 꿈
에드바르트 뭉크 <절규>- 불안과 공포
앙리 마티스 <커다란 붉은 실내>- 단순화된 색면
파블로 피카소 <아비뇽의 처녀들>- 큐비즘의 탄생
마르크 사걀 <나와 마을>- 회상의 예술
바실리 칸딘스키 <인상 · 제3번>- 추상회화로 가는 길
피레트 몬드리안 <브로드웨이 부기 우기>- 대도시의 조형시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