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7월 6일 수요일

이재운 편저, 뜻도 모르고 자주 쓰는 우리말 사전, 책이있는 마을

이재운 편저, 뜻도 모르고 자주 쓰는 우리말 사전, 책이있는 마을

판사는 판결로, 교수는 강의로, 목사는 설교로 말한다. 물론 말한데로 사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러나 말도 중요하다. 말과 글로 먹고 사는 사람들은 언어의 귀재가 되어야 한다. 정확한 용어선택과 어려운 내용을 쉬운 말로 풀어서 설명하는 능력은 굉장한 실력이다. 나는 적어도 설교자라면 국어사전을 옆에 놓고 계속 뒤져보는 언어학자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직도 멀었지만 정확한 어휘선택, 쉬운 언어 구사, 무엇보다 현대인들의 관용적인 표현을 알고 사용하되 천박하지 않은 고급스러움이 살아있는 문장을 사용하고 싶다. 그러나 내 태생이 시장바닥에서 자란지라 적나라한 표현들이 몸에 베어있다. 아무튼 이를 좀 극복해보고자 구입한 책이 이 책이다. 그냥 앉아서 주욱~ 읽어보면 하루이틀이면 다 보는 책이다. 읽다보니 정말 뜻도 모르고 자주 쓰는 우리말들이 너무 많았다. 몇가지 표현만 소개해본다.
시달리다: 시다림(尸陀林)은 인도 중부 왕사성 북쪽에 있는 숲인데, 시신을 내다버리는 공동묘지였다.
올케: 오라비의 계집
을씨년스럽다: 1905년 을사년은 을사조약으로 일본에 국권을 빼앗긴 스산한 해였다.
영락없다: 零落은 숫자를 나눴더니 나머지가 ‘0'으로 딱 떨어진다.
철부지: 철(계절)을 알지 못할(不知) 정도로 분별력 없는
청양고추: 충남 청양이 아니라 경북 청송과 영양이 매운 고추의 産地
노파심: 늙은 할머니의 마음(老婆心), 노인네가 지나치게 걱정하는 심정
수습: 收拾은 전쟁 후 나뒹구는 시체를 거두어들이거나 줍는 것을 말한다.
골로 가다: ‘골’은 ‘관(棺)’을 뜻하는 우리말, 관 속에 들어간다는 의미
일본어에서 온 말
뗑깡: 덴칸(てんかん)은 간질/지랄병, 행패/어거지/투정으로 바꿔써야
삐까삐까: 삐까삐까(びかびか)는 반짝반짝, 훤하게 빛난다는 일본말
유도리: 유도리(ゆとり)는 이해심,여유를 뜻하는 일본말로 ‘융통성’을 바꿔써야
쿠사리: 쿠사리(くさり)는 ‘썩은 음식’을 뜻하는 일본어인데, 귀한 음식을 썩힌 사람은 당연히 구박이나 꾸중을 들었기 때문에 나온 말이다. 우리 말로 야단/꾸중/구박으로 바꿔써야
하코방: 하코(はこ)는 상자/궤짝을 뜻하는 일본말로 상자같이 만든 허름한 판자집을 뜻한다.
외래어
T.O.: Table of Organization(조직 인원편성표)의 약자인데, 편제에서 빠진 빈자리로 널리 쓰인다.
프로테지: 포르투갈어 ‘프로센트’와 영어 ‘퍼센티지(%)’를 뒤섞어 놓은 쓰면 안되는 말
자매편 ‘뜻도 모르고 자주 쓰는 우리 한자어 사전’도 있는데 내용이 좀 겹치는 부분이 있어 괜히 샀다 싶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