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수현, 그 청년 바보의사, 아름다운사람들
동갑내기 내과 의사가 있‘었’다. 2006년 군의관으로 복무하던 중 유행성출혈열로 소천했다. 사람은 살았을 때보다 죽었을 때 그 인생의 가치가 드러난다. 장례식에 나타난 사람들의 태도에 이 땅에서의 삶에 대한 평가가 드러나게 마련이다.
“2006년 1월 5일 밤 10시 30분, 만33세의 나이로 고려대 안암병원 장례식장에 안수현의 영정사진이 걸리기도 전에 조문객들은 밀려들기 시작했다. 4천명이 넘는 그의 우정들이 몰려들었다. 의사들, 간호사들, 병원직원들, 교회 선후배들, 동역자들, 대학부 제자들, 군인들.. 그 안에는 병원 청소하시는 분, 식당 아줌마, 침대 미는 도우미, 매점 앞에서 구두 닦는 분도 계셨다. 그 한분 한분에게는 수현형제가 은밀하게 베푼 사랑의 이야기가 들어있었다. 구두 닦는 분은 자신에게 항상 허리를 굽혀 공손하게 인사하는 의사는 그 청년이 평생 처음이라고 했다.”(p.253)
만나는 한사람한사람에게 성심과 진심으로 대했던 사람이기에... 보는 환자를 한 영혼으로 대했기에... 지나가다 부딪히는 사람들도 전부 고귀한 한 인격체로 대했기에... 안수현의 죽음을 대하는 그들 또한 故안수현의 죽음을 진심으로 대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어찌보면 예수를 믿는대로 살고자 했던 동갑내기 크리스찬 의사 안수현의 살아온 자취를 훔쳐보면서나는 내 목회를 다시 생각해본다. 목회현장에서 만나는 한사람한사람을 ‘예수님을 대하듯.. 주께 하듯...’ 대하고 있는가....? 스스로를 점검하게 된다. ‘지극히 작은 자에게 한 것이 곧 나에게 한 것이니라’(마25:40)라는 예수님의 권면을 떠올리지 않더라도, ‘부지 중에 손님을 잘 대접하던 중에 천사를 대접한 사람도 있다’(히13:2)는 사도 바울의 도전을 염두에 두지 않더라도. 복받고 돌려받고, 사람에게 베풀고 하나님께 받으려고 의도하지 않더라도, 그냥.. 그냥.. 말그대로 그냥... 아무 의도 없이... 사람을 진심으로 대하고 인격체로 대하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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