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trick Süskind, 향수, 콘트라베이스, 비둘기, 좀머씨 이야기, 깊이에의 강요, 열린책들
Patrick Süskind
* 좀머 씨 이야기(Die Geschichte von Herrn Sommer)
이야기는 話者 나의 어린시절 회상으로 시작된다. 더우나 추우나 지팡이 하나 짚고 온 동네를 빨빨거리면서 돌아댕기는 미친 아저씨가 한명 있다. 아이의 눈에는 호기심의 대상이었으나 동네 어른들한테는 불쌍히 여김을 받되 정신병자로 취급당하고 있는 인물이었다. 나는 좀머씨에 대한 호기심과 신비감 그리고 왜 저렇게 됐을까에 대한 의문으로 지켜본다. 마침내 누구한테도 말 못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멀리 숨어서 지켜보고 있는데 좀머씨가 한 밤중 10월 옷을 입은 체로 호수로 걸어들어가서는 사라져 버린다. 쓰고 있던 밀짚모자는 물위를 슬며시 떠내려가고 있다. 그리고 예전에 빗속을 걸으며 아저씨가 혼자 되내이던 말을 떠올린다. “제발 나를 그냥 좀 내버려두란 말이야”
이 이상한 아저씨 이름이 Sommer다. 독일어로 여름이다. 무더운 여름날씨처럼 머리가 열받아 돌아버린 것일까? 목적도 없는 수행을 떠나는 구도자처럼 쏘다니는 이유가 뭘까? 아니면 도착할 목적지가 없다는 것을 알기에 그냥 무작정 돌아다닐 수 밖에 없는 말못할 사연을 갖고 있는걸까? 이 작품을 쓴 파트리크 쥐스킨트는 좀머씨 만큼이나 희한한 사람인거 같다.
이 책은 저자의 글도 뛰어나지만 뭔가 비정상의 글 내용에 비해 Jean-Jacques Sempé가 그린 파스텔톤의 삽화는 굉장히 따뜻하다. 삽화가 책의 화룡점정이 되었다.
* 깊이에의 강요
개인적으로 쥐스킨트 작품 중에 ‘깊이에의 강요’를 제일 좋아한다. 짧은 4개의 단편글이 실려있는데 내 방식으로 한마디를 써보면 이렇다.
1.깊이에의 강요
자신의 생각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보는가에 지대한 관심을 기울이는 현대인들에 대한 비판, 自我는 없어지고 非我(남)가 원하는 我만 남게 되는 작태를 비판
2.승부
이겼으나 사실은 졌고, 졌으나 사실은 이겼다. 싸움의 승부는 그 결과가 말해준다고 하나 과정이 결과를 무마시키기도 한다.
3.匠人 뮈르사의 유언
자기 확신과 끊임없는 탐구로 인해 인류의 문명은 발달해왔다. 하지만 때로는 자기 아집이 되기도 하고 杞憂가 되기도 한다.
4. ⋯⋯그리고 하나의 고찰-문학의 건망증
體得, 통상 ‘자기 것이 되었다’라는 표현을 쓴다.
* 비둘기
이 책은 읽고나서 유쾌한 책이 아니다. 우리 집사람은 이 책 이야기할 때 어깨를 움츠리며 ‘으이구~’한다. 좀 뭐랄까... 엽기적이라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지 않다. 다만 달랑 비둘기라는 소재 하나로 이 정도의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다는건 정말이지 대단하다싶다.
* 콘트라베이스
쥐스킨트 책 중에 ‘콘트라베이스’가 문학적 가치는 가장 뛰어나지 않나 싶다. 1인 연극으로 만들어져서 공연되기도 하였다. 콘트라베이스... 유럽사람들한테 지극히 평범한 이 악기 하나를 소재로 이렇게 인생을 깊이 반추해 볼 수 있는 글을 쓸 수 있다는게 대단해 보인다. 책표지를 넘겨보니 2000.2.29 윤년 윤달 윤일에 읽었다고 써놨네...ㅎ
*향수
영화로도 만들어져서 많은 사람들이 그 스토리를 알고 있는 저자의 장편소설이다. 역시나 여기도 사람을 그리워한 나머지 사람을 죽여 그 체액에서 향수를 뽑아내는 미친 놈이 나온다. 결국 그 향수를 만든 목적은 사람들이 자신을 좋아해주기를 바라는 의도인데... 인간의 근본적 욕구를 중세 배경의 스릴러물로 풀어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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