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7월 1일 금요일

이대환, '박태준', 현암사

포철(현재 POSCO) 고 박태준 명예회장       
92년 군복무 중에 심심풀이로 이호의 장편다큐소설 ‘박태준 철의 이력서:누가 새벽을 태우는가’를 읽게 되었다. 당시는 대우 김우중회장의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 현대 정주영회장의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등의 책들이 판매고를 올리고 있던 시절이었다.
 
갖고 있는 책들..ㅎㅎ
시류에 영합한 책이지만 포철과 박태준이라는 인물에대한 관심이라기 보다는 '박정희가 혁명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 최후의 보루로 자신의 가족을 맡기기로 한 박태준이라는 사람이 누구기에...' 라는 호기심에 집어든 책이었다. 내무반에 드러누워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이대환, '박태준', 현암사
군복무 마칠 때 즈음 박태준회장은 정치인으로 국무총리로 활동하다 슬며시 사라졌다. 그러다 2004년 박태준회장의 희수를 맞아 이대환이 장장 856page 짜리 평전을 출간했다. 포철신화 이면에 가려진 얘기들과 박태준의 회고, 주변인물들이 남긴 글과 인터뷰, 당시 통계자료등을 꼼꼼히 제시하며 박태준의 일생을 추적하는 형식으로 쓰여진 책이다. 굉장한 勞役이었을텐데 이대환 작가가 성심을 다해 쓴 책이라는 것이 느껴진다. 박태준은 인생말년 정치인으로 3김과 더불어 같이 보낸 그 당시 미묘한 시기에는 말을 아낄 수 밖에 없는 처지였으나, 2004년 저술된 이 책에서는 박태준이 당시 속내와 감정, 3김에 대한 솔직한 소회가 들어있어 읽는 재미가 솔솔찮았다. 한국 근현대사를 온 몸으로 체험하며 군인, 기업인, 정치인으로... 효율과 효과를 추구하되 사람에 대한 따스함과 배려가 있는 인물, 그러나 자신에게 그렇듯 남에게도 철저함을 요구하는 집요함, 의리없는 정치판에 신의를 지킬줄 아는 인물, 조국애로 똘똘 뭉쳐진 열혈남아, 칠순이 넘어 예수를 믿고 모든 것을 비우고 여유를 즐길 줄 아는 인물(딸 때문에 예수 믿고 교회를 나가기 시작했는데, 그 일련의 과정을 CGNTV에서 박태준회장과 인터뷰를 했다)... 박태준은 Leadership의 전형을 보여준 인물이다. 리더십/역사/한국현대사/경영 여러 관점에서 충분히 읽어볼만한 가치있는 책이라 기꺼이 추천한다. 대일청구권자금으로 영일만 허허벌판에 제철소를 세워가는 과정은 기적이다. ‘제철소 못만들면 포항 앞바다로 우향우!’해서 빠져죽자는 구호로 만든 제철보국, 감동이 있는 에피스도들이 많다. 두꺼운 책인데 재미가 있어 생각보다 빨리 읽히는 책이다. 이건희 같은 인간들이 존경받는 기업인 1등에 랭킹되는 시대에 박태준은 보화같은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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