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7월 7일 목요일

Charles Van Doren, 'a History of Knowledge', 고려문화사

Charles Van Doren, 'a History of Knowledge', 고려문화사

내가 이 책을 알게 된 것은 故정운영선생 칼럼에서 추천했기 때문이다. 망설이지 않고 곧바로 구입했다. Charles Van Doren은 1950년대 그 유명한 미국 NBC TV 퀴즈쇼 조작극의 주인공이다. 아버지는 퓰리처상을 받은 시인, 어머니는 역사소설가이자 잡지편집인이다. 찰스 본인은 당시 콜럼비아대학 교수였다. 이런 배경을 등에 엎고 시청률을 올리고자 하는 방송국과 함께 실시간 퀴즈쇼의 상황을 조작한 것이다. 사건이 밝혀주고 청문회에서 양심고백을 하게 된다. 결국 찰스는 대학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이 내용을 근거로 1995년 Ralph Fiennes가 주연한 ‘퀴즈쇼’라는 영화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왼쪽은 랄프 파인즈 주연의 영화, 가운데는 타임지 표지, 오른쪽은 실제 퀴즈쇼 장면이다.
방송 스캔들 이후 찰스 반 도렌은 Britannica백과사전 편집장으로 20년동안 근무하게 되는데, 이 때 내공이 엄청 쌓이게된다. 그 결과물로 내놓은 책이 바로 ‘지식의 역사’이다. 고대/중세/근대를 1권으로 묶고, 19세기부터 현재까지를 2권으로 출간했다. 백과사전식 역사책인데, 각 시대별 중요지식을 훓어보는 방식으로 서술했다. 찰스 반 도렌은 지적 스펙트럼이 굉장히 방대하다 못해 기이한 사람이다. 예술고를 나와, 학부에서는 Liberal Art, 대학원에서는 Astrophysics(천체물리)를 전공했다. 박사는 영문학박사다. 내부분 사람들은 문과계열 인문학 관심자는 인문학으로... 이과계열(수학/과학/공학) 관심자는 자연과학으로 흘러가는데, 이 양반은 예술에 수학, 자연과학에 인문학, 역사까지... 희얀한 사람이다. 그 만큼 ‘지식의 역사’는 인문학적 역사읽기가 아니라 과학사까지 포함한 특이한 역사책이었다. 20대 때 한번 꼭 읽어볼 것을 권한다.
찰스 반 도렌 式 역사 읽기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그리스 철학을 과학적 관점에서 풀어쓴 부분'을 직접 인용해본다.
플라톤의 스승인 소크라테스는 오로지 윤리학과 정치학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을 뿐 과학적 연구에는 별 흥미가 없었다. 자연과 너무나 가까이 있으면 사람과 대화를 나눌 수 없다는 이유로 소크라테스는 시골에서 사는 생활조차도 좋아하지 않았다. 그리하여 플라톤은 물질 세계의 체계적인 연구에 대해 비판적인 소크라테스의 기본적인 편견을 그대로 이어받았고, 여기에 물질 그 자체에 대한 일종의 멸시를 더했던 것이다. 그래서 나온 것이 현상계와 이데아계를 구분하는 철학이다. 반면에 아리스토텔레스는 아테네에 있는 플라톤의 아케데미에 입학하였으나 그 후 20년동안 플라톤의 수제자이면서도 스승과 여러 가지 면에서 사상적으로 대립한다. 플라톤이 죽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아테네를 떠나 12동안 각지를 여행하고 여러 도시에 아카데미를 설립한다. 마케도니아로 돌아온 그는 필립포스왕의 아들 알렉산더의 개인교습을 하면서 3년을 보내기도 한다. 기원전 335년에는 아테네에 리케이온(Lykeion)을 열었는데, 이 학교는 플라톤의 아케데미와는 달리 과학연구에 더 치중을 두었다.(pp 9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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