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7월 7일 목요일

케네스 데이비스, 교과서에서 배우지 못한 미국의 역사, 고려원

Kenneth C. Davis, ‘Don't Know Much About History-Everything need to know But never learned',
고려원미디어

이 책은 대중 역사가 Kenneth C. Davis가 1990년에 낸 책이다. 미국에선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책이다. 이 책이 대박 난 이후 켄 데이비스는 ‘Don't Know Much About...' 시리즈를 출간해서 일반 역사를 대중들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유명한 역사가가 되었다. 이 책의 저술 의도가 그렇다. 기존 교과서에 나오는 역사는 기득권 세력에 의해 기록되다 보니 철저하게 권력이든 돈이든 가진 자에게 유리하게 기록된 측면이 많다. 그만큼 진실이 왜곡된 역사기록이 많다는 뜻이다. 켄 데이비스는 이에 반기를 들고, 사람들이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역사에 의심을 품고, 역사적 사건들을 왜 그렇게 해석하여 가르치는지 삐딱하게 뒤접어서 보기를 시도한다. Kenneth C. Davis 시리즈는 역사 읽기를 대중화했다는 점과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를 한번 의심해봐야 한다는 사고를 퍼뜨린 공헌을 했다. 고려원에서 출간해 절판된 책인데, 검색해 보니 ’푸른숲‘에서 ’말랑하고 쫀득한 미국사 이야기‘로 다시 출판해 놨네요. 개인적으로 이란-콘트라사건을 설명한 마지막 장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미국은 제국을 지향한다. 인도차이나든 남미든 중동이든... 옳고 그름이 아니라 철저하게 미국에 이익을 확보하는 입장에서 국제정치에 개입한다. 예를 들면 남미 마약문제가 심각한데 마약퇴치를 위해 마약조직을 소탕하는 작전을 펼치는 것 같지만 사실상 남미 마약조직 뒤를 봐주고 막대한 마약자금을 유용하는 것이 CIA다. 반미정권을 무너뜨리고 반군들을 지원해서 친미정권을 수립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을 미국 국민이낸 세금으로 정부재정으로 충당할 수는 없다. 이는 불법이다. 그래서 공작자금은 현지에서 자체 조달을 한다. 마약을 통해 자금을 축적하고 현지에서 그 자금을 바로 친미 반군을 지원하고 정부를 조직하는데 사용한다. 대표적인 실례가 이란-콘트라 사건이다. 1983년 이라크 무장조직에 의해 서양인 30명이 납치된다. 그 석방을 위해 이란 정부가 이라크 무장조직에 힘을 써주는 댓가로 미국 군사무기를 이란에 판매하기로 한 것이다.(당시 벌어진 이란-이라크 전쟁에서 미국은 이란편을 들면서 무기 엄청 팔아먹었다. 이라크 침공 후 현재 미국은 이란을 처죽일 놈들로 몰아가면서 또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이란 군은 미국제 무기를 들고 미국에 저항하고 있다. 웃기지도 않는 일이다) 그런데 미국 무기가 이란에 팔리면 이스라엘을 비롯한 다른 국가에서 비난을 할 것이 뻔하니 무기를 은밀하게 운송하고 그 대금을 미국으로 가져올 수도 없었다. 그래서 이란 무기 대금을 니콰라과에 반미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해 콘트라 반군을 지원하는 목적으로 이란에서 콘트라반군에게로 자금을 보낸다. 미국이 하는 게 이런 식이다. 이란-콘트라 사건으로 레이건은 탄핵위기에 몰렸으나 핵심관련자 올리버 노스 중령이 끝내 묵비권을 행사해 사건은 덮였다.(이 양반 그래서 은근히 영웅됐다) 바로 다음정권 아버지 조지 부시는 이란-콘트라사건 관련자들을 전부 사면한다. 물론 아버지 조지 부시는 레이건 행정부 부통령이었다. 같이 다 저지른 일이라 사면도 빨랐던 것이다. 영국도 마찬가지다. 19세기 중반 중국과의 교역에서 무역적자가 발생하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아편을 팔아 번 돈으로 무역 대금을 지불한다. 영국 본토에서 상품을 실어올 필요도 없고 아시아 인근에서 재배한 아편으로 중국 상품을 구입하면 그만인 것이다. 아편 중독자가 늘어나는 것을 우려해 청나라 정부가 아편을 몰수하고 마약상들을 홍콩으로 쫓아냈다. 이에 반발하여 영국이 전쟁을 일으키는데 그게 ‘아편전쟁’이다. 제국주의 전쟁은 항상 이렇게 더럽다. 한국 역사에도 제국주의 피해는 아주 잦다. 당하지도 말아야 할 뿐더라 가해자의 입장이 되어서도 안된다.

당시 타임지 표지를 장식한 올리버 노스 중령

본서에서 줄쳐놓았던 부분 중 두 가지 내용만 소개해보자.
아메리카라는 식민지를 두고 영국 vs. 프랑스 + 인디언 연합군이 붙었다. 프랑스 병력은 9만, 영국은 150만이었다. 그러나 영국과 그 동맹자들에게 불리한 전황이 펼쳐졌다. 인디언들이 그래도 좀더 나은 ‘악귀’인 프랑스와 연합을 했다. 이유는 프랑스인들은 영국인들에 비해 농사에 치중하면서 인디언들이 대대로 살아오던 땅에서 몰아내지 않고, 오히려 비버 목피거래에 더 관심이 많았기 때문이다. 1758년 런던에서 식민지정책을 총괄하는 지휘권을 William Pitt에게 넘겼다. 그에게는 뛰어난 부관 두명이 있었는데 James Wolfe와 Jeffrey Amherst다. 앰허스트는 기발한 전술을 개발해냈다. 싸움을 걸어오는 인디언들에게 천연두환자 병실에서 가져온 담요를 갖다주면서 협상하는 것이었다. 천연두가 인디언 진영을 휩쓸고 지나가자 1758-1760년까지 영국은 프랑스와 인디언 연합군을 연거푸 이기게 된다. 마침내 아메리카 식민지 전부를 차지하게 된다.
쿠바를 두고 벌어진 스페인-미국의 갈등을 전쟁상황까지 몰고간 두 사람은 신문왕 William Randolph Hearst(1863-1951)와 Joseph Pulitzer(1847-1911)다. 두 사람 모두 남북전쟁을통해 전쟁 뉴스가 신문판매 부수를 늘린다는 사실을 체득했다. 쿠바인들에 대한 스페인의 만행에 관한 보도가 타블로이드 판 머릿기사로 장식되는 것은 이제 일상적인 일이 되었으며, 영향력이 큰 그 두 사람의 신문들은 서로 앞을 다투면서 전쟁 요구의 목소리를 선정적으로 싣기 시작했다. 제국주의적 팽창주의 노선을 지지하는 기사로 도배된 신문은 엄청나게 팔려나갔기 때문에 두 신문사주들은 재빨리 전쟁을 팔기 시작했다.
여기 죠셉 풀리쳐는 퓰리처상을 제정한 그 사람 맞다... 참고로 이 책은 가볍게 접할 수 있는 미국사 책이고, 나도 아직 읽지 못했지만 진지한 미국사를 읽고 싶은 사람은 하워드 진의 '미국사 이야기'를 노려볼 만하다. 이 책은 민중사관으로 접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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