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7월 7일 목요일

John Kenneth Galbraith, a Journey through Economic Time: a Firsthand View, 고려원

John Kenneth Galbraith, a Journey through Economic Time: a Firsthand View, 고려원

케네스 갤브레이스는 카나다 온타리오 농장하는 집 아들로 태어났다. 고향에서 농업경제를 공부하고, 버클리에서 박사를 했다. 이후 미국시민이 되어 Harvard와 Princeton에서 교수로 가르쳤다. 영국 캠브리지에서 연구하면서 케인즈의 영향을 받았는데 그 영향으로 민주당 정권(루즈벨트, 트루먼, 케네디, 린든 존슨)에서 행정부 정책입안에 깊숙이 관여하였다. New Deal정책 집행 실무에 관여한 경험은 그가 케인지안으로서의 진면목을 드러낸 시기이기도 하다. 케네디 정권 때는 駐인도 대사를 역임하기도 했다. 대학과 정부, 정치, 경제, 외교 등 1929년 대공황과 2차대전 이후 급변하는 세계사의 중심에서 그 모든 현장을 실제 목격한 인물이다. 한 때 Fortune誌 편집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John Kenneth Galbraith
1908년에 태어나 2006년에 죽었는데, 1994년 경제사 서적을 한권 출간했다. 당시 한국 최대 출판사였던 고려원에서 당해 94년 11월에 이 책을 발 빠르게 번역해서 출간했다. 내가 이 책을 95년 2월에 읽었으니까 꽤 따끈따끈한 상태의 책을 읽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책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딱딱한 ‘경제사’책이 아니다. 격동의 역사 현장에서 직접 경험한 갤브레이스의 개인적인(a firsthand view) 정치경제 상황 설명이다. 마치 개인 수필집 같다.교과서에나 등장하는 경제사적 사건들을 설명하면서 역사적 인물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옆에서 지켜본 사건들을 담담하게 서술하고 있다. 대공황과 2차대전의 원인을 설명하는 부분은 압권이다. 케네디, 레이건 정부의 경제정책까지 신랄하게 분석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몇가지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그 중에 하나가 2차 대전에 필요한 재정을 미국이 어떻게 마련했는가에 대한 갤브레이스의 설명이다.
인력과 장비, 시설과 자원을 전쟁용으로 전환하는 방법은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강제로 각출하는 방법, 둘째는 세금으로 모은 기금으로 지불하는 방법, 셋째가 전쟁 목적으로 화폐를 찍어내어 그 돈으로 전쟁자금을 결제하는 방법, 일반적인 용어로는 인플레이션에 의한 방법이다. 강제로 몰수하는 것은 반발이 심하고 세금징수도 쉽지 않다. 미국이 취한 방법은 직접 지출의 1/3은 세금으로 충당하고 나머지는 차용금으로 충당했다. 또 새로 만든 FRB를 통해 채권을 발행해 전쟁자금을 마련했다. 특히 연합국에 미국이 먼저 차관을 제공하고 전쟁물자 준 후, 그 결제를 금으로 받으면서 미국에로 막대한 량의 금이 유입된다. 이 금 유입과 차입이 뉴욕을 일약 세계 금융 중심지로 만드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고, 공적이든 사적이든 크고 작은 채무자들이 Wall Street로 몰려들게 만든 계기가 되었다. 1920년대 10년동안 이는 두드러진 현상이었다.(pp.50-51)
2차대전을 치르는데 필요한 군부물품 제조를 미국이 감당하면서 미국 경기는 살아났다. 대연합국 차관과 금유입으로 미국 경제는 대공황 극복을 넘어 세계 최강의 경제력과 이에 근거한 최고의 정치적 지배력을 갖게 되었다. 역사는 반복된다. 한국전쟁(6.25)에 필요한 군수물품은 모두 일본에서 제작되었다. 미국이 2차대전 패전으로 피폐해진 일본에 한국전쟁을 위한 군수품 공장을 지으면서 일본의 경제는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베트남전쟁에 참전함으로 미국으로부터 막대한 자금지원과 더불어 베트남전에 필요한 군수공장을 한국에 세우게 된다. 이 때 또 엄청난 자금과 물품들이 베트남 特需를 등에 업고 한국으로 유입되어 한국경제 성장의 토대가 된 것이다. 남의 나라 전쟁 때문에 이웃나라가 돈을 버는 것이다. 세계 정치경제는 항상 이런 식이었다. 국제정치를 돈(경제)의 관점에서 풀어내는 갤브레이스의 식견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이 책은 대공황을 2차대전으로 극복하는 미국과 세계경제의 자금운용에 대한 실무자의 진술이다. 배울 것이 많은데 현재의 세계경제와 미국을 이해하는 단초를 제공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닉슨 때 베트남전 자금 충당하느라 마구 찍어낸 달러때문에 기축통화체제가 무너지면서 금태환을 중지시켰다. GATT체제를 출범시키면서 그나마 수습했는데, 레이건 때 SDI 등 천문학적인 우주전쟁 개발에 돈을 쏟아붙고 미국 경제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아버지 부시 때 걸프전 일으키면서 정부 재정이 휘청거렸다. 이걸 클린던 연임 8년동안 근근히 정부재정을 흑자로 돌려놓았다. 클린턴은 분쟁지역을 조정했고 전쟁은 왠만하면 덜하고 경제를 살리는 정책을 폈다. 물론 아들 부시 8년동안 이라크, 아프카니스탄 침공으로 미국 정부 재정은 만신창이가 되었다. 리먼 브라더스 사건과 금융위기를 단순히 투기자본 때문이라고 설명하기에는 뭔가 석연치 않은 점이 많다. 미국 정부 재정운용과 이라크/아프칸 전쟁자금 마련 흐름을 추적하다보면 뭔가 더 큰 밑그림이 그려질 것 같다. 재정적자를 무시하고 마구 찍어낸 달러는 부메랑이 되서 돌아올 것이다. 미국 경제는 유지되겠지만 미국의 패권은 이미 약해지기 시작했다. 나는 경제학 전공자가 아니라 잘은 모르겠지만 갤브레이스한테 돈의 흐름이 전쟁과 국제정치를 좌우한다는 시각은 분명히 배웠다.
다만 한가지 이 책의 아쉬었던 점은 번역이 상당히.. 아주 아쉬웠다. 전남지사까지 지낸 분인데 결례인 것 같아 이름은 밝히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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