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7월 7일 목요일

김두식, 헌법의 풍경, 교양인

김두식, 헌법의 풍경, 교양인

이 책은 지산이 녀석한테 선물받은 책이다. 고려대 법대 졸, 사법시험 합격, 군법무관, 서울지검 검사, 특수교육 전공하는 아내 뒤바라지 위해 검사직 사임, 한동대 법대에서 가르치다가 지금은 경북대 법대 교수이다. 지산이 대학 은사인 샘이다. 지금은 다른 학교로 옮겨갔으니..ㅎㅎ
이 책은 빠른 속도로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신앙양심을 가진 크리스챤의 입장에서 현대 우리나라 법체계와 해석, 헌법, 권력의 남용, 법조계 관행과 법조인력 양성에 관한 비판까지 다분히 자기 고백적인 글이다. 그래서 설득력이 있다.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글이다. 기득권을 누릴 수 있는 위치에 있으면서 끊임없이 부당함과 잘못됨에 대한 자기비판을 하고, 하나님의 공의를 이 땅에서 정의로 어떻게 실현시킬 수 있는가? 법과 제도는 과연 정의로운가? 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김두식교수는 믿는 집안에서 모태신앙으로 자란 영향이 지대하고 또 특수교육 하는 아내를 만난 것이 주효했다. 자기 스스로 생존이 불가능한 사람에 대한 연민을 갖질 수 밖에 없는 결혼환경과 기독교적 성장배경이 그의 관심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의 토대가 된 거같다.
이 책에 소개된 내용을 한부분만 소개해 보자. 김두식 교수는 아래의 글에서 결국 법과 규율은 무엇인가? 그리고 인간은 누구인가? 타락한 죄성을 가진 구제불능의 존재... 예수가 아니고는 회복 불능의 존재가 바로 우리임을 깨우치는 글이다. 우리가 스스로에게 부여하는 존엄성이 아니라 하나님이 부여하신 인간의 고귀함을 깨달아 알지니...
1971년 스탠포드 대학 심리학자 Philip Zimbardo박사가 신문광고를 통해 70명의 지원자를 받아 인터뷰를 하고 그 중에 ‘성숙하고, 감정적으로 안정되어 있으며, 정상적이고, 지적 능력이 뛰어난 대학생’ 24명을 선발했다. 그리고 ‘환경조작에 따른 심리변화 실험’을 실시했다. 감옥이라는 상황을 설정해주고, 간수와 죄수 역할을 나눠 맡기고 지켜보았습니다. 실험 참가 댓가는 15달러였고 실험기간은 2주였다. 그런데 실험은 5일만에 중단되었다. 5일만에 간수 역할을 맡은 몇몇 남학생들이 죄수 역할의 학생들을 마치 동물 대하듯 가혹하게 다루기 시작했고, 죄수 역할을 맡은 몇몇은 겉으로 노예처럼 비굴하게 굴면서도 속으로는 오직 탈출과 복수만을 꿈꾸는 말도 안되는 끔찍한 상황이 전개되어 실험을 계속 진행했다가는 인간성이 완전히 파괴되어 큰 사고가 날 수 있다고 판단되어 실험을 중단했던 것이다.
우리 모두는 어려서부터 ‘순종’을 최고의 미덕으로 받아들이며 살아온 사람들이다. 잘못된 권위에 도전하거나 저항하는 것은 학창시절부터 해본적이 없이 자랐다. 가공할 만한 국가의 범죄에 참여한 사람들은 우리와 다른 괴물들이 아니다. 우리와 똑같은 정상적인 교육을 받고, 사회 속에서 늘 칭찬 받으며, 위사람 말에 잘 순종하는 사람들이었다. 어른들 또는 권위자들이 시키는 일이라면 ‘왜?’라고 묻지 말고, 그냥 ‘예!’라고 말하라는 가르침을 충실하게 따랐던 사람들이었다. 그래야만 왕따당하지 않고, ‘원만하게’ 살아갈 수 있다고 가르치고 배웠다. 웟사람/어른/권력자/권위를 가진 사람의 명령이나 가르침에 대해 그들의 말이 때문에 옳은 것이 아니라, 정말 옳은 것인지를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이라야 진짜 시민이 될 수 있다. 연구실에서 자기 몸에 자꾸 손을 대는 성희롱 지도교수에게 앞뒤 볼 것 없이 “야, 이 시방쉐이야!”라고 소리 지를 수 있는 사람만이 자유를 지켜낼 수 있다. 그런 시민을 길러내는 교육이 진정한 교육이다.(pp.104-106.)

여담이지만, 이 실험을 근거로 2001년 독일감독 Oliver Hirschbiegel이 'Das Experiment‘라는 영화를 만들었다. 빈센조 나탈리의 ’규브‘ 이후로 내가 본 인간의 본성을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낸 영화라 판단한다. 이 영화의 미국 판이 2010년 여름 개봉됐다. Prison Break 시즌1을 제작한 Paul Scheuring이 감독을 맡았다. 미국에서 벌어진 실험을 독일에서 영화로 만들어 대박 났는데, 이를 다시 헐리우드 version으로 제작했다. 같은 내용 살짝 다른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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