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복,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햇빛출판사
신영복 선생을 처음 알게 된 것은 그 유명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라는 책을 통해서이다. 육군사관학교 출신들이 주축이 되어 세워진 박정희정권 치하에서 육사 교관으로 경제학을 가르치고 있었다. 이쯤되면 이미 기득권이라 할만한데 통혁당사건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20년을 감옥에서 보내게 된다. 남자 인생 최 전성기를 감옥에서 보내버린 기구한 인생이다. 정치범, 양심수로 감옥에서 20년동안 할 수 있는 것은 思索(사색)이었다. 생각을 찾고, 생각의 동아줄을 꼬는 것이 그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었다. 외부에서 드나드는 모든 편지들은 검열의 대상이었는데, 그 검열을 통과해서 남은 편지들이 한권의 책으로 묶어져서 나왔다. 그 책이 바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다. 지극히 사소한 것에서 받은 감동과 인상, 꼬리에 꼬리를 문 생각들을 편지글로 써내려간 내용들을 읽다보면 때로는 나즈막한 탄식이, 때로는 울컥하는 비애가, 때로는 연민과 불쌍한 마음이, 그리고 때로는 존경심이 일어난다. 신영복 선생의 글에는 자기성찰과 깊은 사색이 있다. 지극히 평범한 것에서 위대한 것을 보는 시각은 감옥이 아니면 키워질 수 없는 것일까? 그 누가 '사소한 것을 사소하다고 치부하는 사람과는 상종을 하지 말라'고 했다잖은가... 신영복 선생은 우리 시대의 훈장선생이다. 삶의 의미를 찾기위해 몸부림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 꼭 읽어볼만한 책이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