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ncer Johnson,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진명출판사
우화를 근거로 친구들이 커피한잔하며 서로 토론하는 액자형식의 글이다. 생쥐 두 마리와 꼬마 두명이 있다. 쥐새끼 두 마리는 미로 속에서 발견한 치즈창고에서 생활하다 치즈가 다 떨어지자 미련도 없이 자리를 털고 일어나 예전처럼 다시 치즈를 찾아 나선다. 그런데 꼬마 둘은 재고량이 떨어지는 것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가 치즈가 바닥나자 누가 다 훔쳐간게 아닌가 의심하기까지 한다. 먹을게 없으면 먹을 것을 찾아 나서야 되는데, 치즈가 없어졌다고 누가 훔쳐갔냐고 넋두리만 늘어놓고 앉아있다. 그러다 한 녀석이 안되겠다 싶어서 예전처럼 다시 치즈를 찾아 떠나자고 제안하자 과거의 안락함에 사로잡한 녀석은 궁시렁거리면서 그 자리에서 좀체 움직이려 하지 않는다. 결국 한 녀석은 용기를 내 떠나서 쥐들이 새로 발견한 또 다른 다양한 종류의 치즈가 쌓여있는 창고를 발견한다. 마지막에 미련 떨며 움직이지 않던 녀석도 결국 찾아오게 될까? 얘기는 여기서 끝난다. 이 책의 주제는 아주 단순하다. 우리가 처한 상황과 시대는 끊임없이 변한다. 그 변화를 인식하고 현실을 직시한 후 대안을 모색하고 움직여야 한다. 그런데 목회를 하다보면 실제로 과거에 사로잡혀 미련떨면서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변화에 떠밀려 떠내려가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변화에 대처하지 못하고 변화에 떠밀려 갈 때 주어지는 것은 도태뿐이다. 스스로 결정을 내지도 못하고 그 결정에 책임을 질 생각은 아예 없다. 이들이 잘하는 건 책임전가, 현실회피...
스펜서 존슨은 정신과 의사이다. 정신과 상담을 하며 기본적인 현실직시와 사태수습이 안되는 사람들을 위해 우화를 빗대어 자신의 삶과 사고방식의 문제점을 인식시키고자 만든 책 같다. 이 단순한 내용의 짧은 책이 엄청 팔렸다. 스펜서 존스은 떼돈 벌었다. A4 한 장도 필요 없는 한 문장(현실직시! 정면돌파! 사태수습!)이면 요약되는 이 책이 왜 그렇게 팔려나갔겠는가? 현대인들의 필요를 파악하여 그 문제점과 해결책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현대인들이 변화를 감지하고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다는 증명이다. 이 책을 보고 도전받고 감동받는 사람들은 그 자리에 주저앉아 사태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인식도 못하면서 미련만 떨고 앉아있던 경험이 있다는 의미다. 정신과 의사는 모름지기 이 책의 논리적 흐름처럼 차분히.. 설명하고 인정해주고 들어주어야 한다. 나는 기질상 목회상담... 이런거 별로 자신이 없다. 한참을 들어주다보면 한대 쥐어박아 버리고 싶을 때가 얼마나 많은데...ㅎㅎ 정신과 의사들이 존경스럽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