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7월 12일 화요일

프랑수아 미슐렝, ‘우리가 못할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청림출판

François Michelin, Et pourquoi pas?, 청림출판

세계 3대 타이어 회사가 있다. 미국의 Goodyear, 일본의 Bridgestone, 그리고 프랑스의 Michelin이다. 물론 이 셋 중에 시장에서 가장 인정받고 비싼 값에 팔리는 타이어는 미쉐린이다. 미쉐린은 Édouard Michelin(에두아르 미슐렝)이 세운 회사이다. 아들 François Michelin이 세계 최고의 타이어 전문기업으로 만들었다. 현재는 손주가 이어받이 경영하고 있다. 미쉐린 창업자 집안은 철저한 경건생활로 유명한 믿음의 가문이다. 기독교 집안 전통을 기업 운영까지 확장시켜 믿음의 기업을 일구었다.
본서는 프랑스 방송국 기자들이 François Michelin(프랑수아 미슐렝)을 인터뷰한 내용을 정리해서 단행본으로 출간한 책이다. 인물 평전도 아니고 경영서적도 아니다. 대담록이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사실 좀 황당했다. 미국의 기업가와 한국 전문 경영인, 일본에 경영 귀재들, 중국의 상인에만 관심을 가지다 처음 접한 유럽의 기업가 정신은 좀 당황스러웠다. 이 책은 뭐랄까.. 마치 철학서적 같았다. 역사, 철학 등 인문학적인 지식이 풍부한 프랑수아 미슐렝이 자신의 신앙양심으로 기업을 운영하는 원리를 차분하게 풀어내고 있다. 무슨 사상서적 읽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아주 신선하고 전혀 다른 차원에서 배울 것이 많은 책이었다. François Michelin은 정반합의 헤겔의 변증법을 따르지 않고 오히려 키에르 케고르나 자크 엘룰의 dialectic을 따르는 철저한 현실주의자, 그리고 사람(직원/인류)을 사랑하는 그리스도인, 경제 전반에 대한 깊은 이해, 출중한 역사적인 안목을 가진 유럽을 대표하는 기업가로 손꼽을 만하다.

François Michelin
책 읽으며 줄쳤던 부분을 소개한다.
존재와 소유 사이를 분리시키는 이원론은 잘못된 논쟁입니다. 우리가 뭔가를 소유했을 때, 우리는 비로소 뭔가 결핍되어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결국 소유 양식이 주는 결핍을 통해 존재 양식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되는 거지요. 그러니까 간단히 말해 우리는 소유를 통해 존재하게 되는 겁니다.(p.123)
공장은 직원들 각 개인의 특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방법을 찾아주고 자아개발 가능성을 줄 의무가 있습니다. 아마 우리 공장에 화학자나 다른 어떤 직분으로 입사한 사람들이 몇 년 후에는 전혀 다른 분야로 전향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상상도 못할 겁니다. 그들은 일을 해나가는 동안 자신들이 다른 어떤 일에 더 적합한 인물이라는 사실을 깊이 깨닫곤 하죠. 어떤 회사를 운영할 때는 사람들에 대해, 또 조직화에 대해 충분히 유연해질 줄 알아야 합니다. 각 개인이 어떤 상황에서든지 나름대로 자신의 자질을 살려서 자신의 길을 갈 수 있도록 해주기 위해서죠(p.136)
국가가 개인의 자유를 인정하고 그들의 실수까지 포함해 자유롭게 경험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국가는 이런 생각을 용납하질 못하죠. 경영주라는 직업도 마찬가지예요. 직원들이 자기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도록 내버려두는 것이 경영주의 책임입니다. 그래야 가장 현실적이고 우수한 생각들이 나오는 법이죠.(p.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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