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7월 12일 화요일

Barbara "BJ" Gallagher Hateley and Steve Ventura, '도대체 누구야(Who are 'they' anyway)?, 랜덤하우스중앙

Barbara "BJ" Gallagher Hateley and Steve Ventura, '도대체 누구야(Who are 'they' anyway)?, 랜덤하우스중앙

이야기는 업무처리에 있어 답답한 문제를 발견한 ‘나’가 문제의 원인과 책임소재, 해결책을 제시해줄 수 있는 ‘책임자’를 찾아 떠나는 데서 시작된다. 사람들이 끊임없이 씹어대는 문제의 원인인 ‘그들(they)'... 우리 말 뉘앙스로 번역하지만 ‘그 인간들..’쯤 될 것이다. 그 인간들 때문에 사태가 이렇게 됐다는데.. 과연 그들이 도대체 누구인가? 작심하고 ‘나’는 ‘그들’을 찾아 떠난다. 그런데 '여기 가도 저쪽으로 가보라고... 저기 가도 이쪽으로 가보라'고.. 하는 책임전가 뿐이다. 누구하나 진지하게 사태의 원인을 파악해보려 하지도 않는다. 지칠대로 지친 ‘나’는 화장실에서 우연히 만난 한 사람을 통해 ‘내’가 문제임을 그리고 문제 해결을 ‘내’가 해야함을 깨닫는다. 세면대에 틀어놓은 따뜻한 수증기가 거울에 어리고 손가락으로 써본 ‘Me'에 입체적인 그림자를 그려보니 'We'가 된다. They가 아니라 Me/We가 바로 문제의 원인이자 책임자이자 해결자들이다. Responsibility = Don't pass the buck! I will not pass the buck... 끊임없이 사태의 책임을 떠넘기며 남들 욕하기에 바쁜 인간들에게 ’책임전가하지 말고 그럼 니가 해결해봐!‘라는 너무나 단순한 쓴소리를 우화로 잘 풀어내고 있다.
무엇보다도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모순처럼 들리기도 하지만 사람들을 정말로 변하게 만들려면 그들이 ‘변하지 않을 자유’가 있다는 사실도 인정해야 한다. 일단 그들을 인정하고 지금 모습 그대로도 좋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거기서부터 변화가 시작된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이 자기를 바꾸고, 고치고, 통제하려 든다면 당연히 저항한다. 그건 우리의 본능이다. 따라서 억지로 변해야한다는 느낌을 주어서는 안된다. (pp.63-64)
무슨 일을 하건, 누군가를 대놓고 나무라는 일은 절대로 하지말라. 누가 꾸짖거나 창피를 준다고 해서 자기 행동방식을 바꾸는 사람은 거의 없다. 사람들에게 강요하는 투를 버려라. 대신 비전과 기준을 제시하라.(p.65)

Barbara "BJ" Gallagher Hateley and Warren H. Schmidt, '펭귄나라로 간 공작새‘, 아세아미디어

Barbara "BJ" Gallagher Hateley 책 두권을 헌책방에서 샀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샀다.
이유는 두권다 추천사를 Ken Blanchard가 써줬기 때문이다.
책 내용을 간단히 정리하고 적용점을 나누고자 한다.

Barbara "BJ" Gallagher Hateley and Warren H. Schmidt, '펭귄나라로 간 공작새‘, 아세아미디어
      
복장도 행동거지도 말투도 획일화된 펭귄나라... 그러나 단일문화를 형성한터라 그 나름대로 효과적인 조직이다. 그런데 펭귄나라 head hunter들이 펭귄들에게 신선한 자극을 줄 뿐만 아니라 업무의 효율을 더 높이기위해 외부에서 인재를 영입해온다. 지혜로운 부엉이, 힘이 센 독수리, 사냥에 뛰어난 매, 새 같지 않은 타조, 우아한 백조, 어줍잖은 바보새 등..
펭귄들이 처음에는 외부영입 인재들을 반기지만, 얼마지나지 않아 자기들과 같지 않은 말투, 외모, 행동거지를 불편해하기 시작한다. 급기야 펭귄들은 외부인들에 대해 반감을 드러낸다. 외부인들의 일처리와 결과가 아니라 그들의 스타일을 걸고 넘어지는 것이다. 최대한 펭귄처럼 행동하려고 복장도 걸음걸이도 말투도 바꾸려고 노력하던 외부인재들은 지칠대로 지친다. 자기 일이 아니라 펭귄과 같은 스타일을 갖추는데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고... 결국 펭귄나라에서의 생활이 즐겁지고 기쁘지도 않고 불행하게 느껴진다.
엄격한 계급체계와 관료주의 문화가 팽배한 펭귄나라를 떠나 다양성과 개성이 존중되는 ‘기회의 나라’로 공작..독수리, 매, 입내새, 백조는 떠난다.
상대방이 내 말투과 스타일을 불편해하면, 상대편을 배려해서 내 본색을 약간 죽이고(?) 맞춰주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러나 나 자신을 완전히 죽이고 내가 아닌 다른 사람으로 살아가도록 강요하는 조직은 떠나는게 상책이다. 이미 내가 갖고 있는 강점, 잘하는 것을 가지고 승부를 내야지, 나한테 없는 것을 구현해 내라고 강요하는 조직은 미래가 없다. 저마다 각자 독특한 다양성을 존중하는 가운데 Harmony를 이루어가는 가정,회사,교회,국가를 만들어갔으면 한다. Unity in diversity!

프랑수아 미슐렝, ‘우리가 못할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청림출판

François Michelin, Et pourquoi pas?, 청림출판

세계 3대 타이어 회사가 있다. 미국의 Goodyear, 일본의 Bridgestone, 그리고 프랑스의 Michelin이다. 물론 이 셋 중에 시장에서 가장 인정받고 비싼 값에 팔리는 타이어는 미쉐린이다. 미쉐린은 Édouard Michelin(에두아르 미슐렝)이 세운 회사이다. 아들 François Michelin이 세계 최고의 타이어 전문기업으로 만들었다. 현재는 손주가 이어받이 경영하고 있다. 미쉐린 창업자 집안은 철저한 경건생활로 유명한 믿음의 가문이다. 기독교 집안 전통을 기업 운영까지 확장시켜 믿음의 기업을 일구었다.
본서는 프랑스 방송국 기자들이 François Michelin(프랑수아 미슐렝)을 인터뷰한 내용을 정리해서 단행본으로 출간한 책이다. 인물 평전도 아니고 경영서적도 아니다. 대담록이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사실 좀 황당했다. 미국의 기업가와 한국 전문 경영인, 일본에 경영 귀재들, 중국의 상인에만 관심을 가지다 처음 접한 유럽의 기업가 정신은 좀 당황스러웠다. 이 책은 뭐랄까.. 마치 철학서적 같았다. 역사, 철학 등 인문학적인 지식이 풍부한 프랑수아 미슐렝이 자신의 신앙양심으로 기업을 운영하는 원리를 차분하게 풀어내고 있다. 무슨 사상서적 읽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아주 신선하고 전혀 다른 차원에서 배울 것이 많은 책이었다. François Michelin은 정반합의 헤겔의 변증법을 따르지 않고 오히려 키에르 케고르나 자크 엘룰의 dialectic을 따르는 철저한 현실주의자, 그리고 사람(직원/인류)을 사랑하는 그리스도인, 경제 전반에 대한 깊은 이해, 출중한 역사적인 안목을 가진 유럽을 대표하는 기업가로 손꼽을 만하다.

François Michelin
책 읽으며 줄쳤던 부분을 소개한다.
존재와 소유 사이를 분리시키는 이원론은 잘못된 논쟁입니다. 우리가 뭔가를 소유했을 때, 우리는 비로소 뭔가 결핍되어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결국 소유 양식이 주는 결핍을 통해 존재 양식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되는 거지요. 그러니까 간단히 말해 우리는 소유를 통해 존재하게 되는 겁니다.(p.123)
공장은 직원들 각 개인의 특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방법을 찾아주고 자아개발 가능성을 줄 의무가 있습니다. 아마 우리 공장에 화학자나 다른 어떤 직분으로 입사한 사람들이 몇 년 후에는 전혀 다른 분야로 전향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상상도 못할 겁니다. 그들은 일을 해나가는 동안 자신들이 다른 어떤 일에 더 적합한 인물이라는 사실을 깊이 깨닫곤 하죠. 어떤 회사를 운영할 때는 사람들에 대해, 또 조직화에 대해 충분히 유연해질 줄 알아야 합니다. 각 개인이 어떤 상황에서든지 나름대로 자신의 자질을 살려서 자신의 길을 갈 수 있도록 해주기 위해서죠(p.136)
국가가 개인의 자유를 인정하고 그들의 실수까지 포함해 자유롭게 경험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국가는 이런 생각을 용납하질 못하죠. 경영주라는 직업도 마찬가지예요. 직원들이 자기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도록 내버려두는 것이 경영주의 책임입니다. 그래야 가장 현실적이고 우수한 생각들이 나오는 법이죠.(p.203)

Spencer Johnson, 선택(Yes or No), 청림출판

Spencer Johnson, 선택(Yes or No), 청림출판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그런데 그 선택은 반드시 어떤 결과를 초래한다. 그러므로 신중하게 과거로부터 배워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그러기위해 스스로 질문을 계속 던져야 한다. 이 질문을 통해 현실과 착각을 구분할 수 있게 된다. 착각은 우리가 믿고 싶은 대로 믿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진실이다. 현실직시! 그러나 이성적인 정보분석과 직관적인 통찰 이 두개는 상호보완적이니 이 둘을 동시에 적절히 사용해야 한다. 그 사람의 결정/선택을 보면 그 사람의 가치관(가치체계)과 세계관(세상을 이해하는 관점)이 보인다.
이 책에 기록된 선택과 결정 과정의 중요성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Henry Ford의 일화을 소개해보자.
헨리 포드가 지방의 관리자 세 사람을 저녁 식사에 초대해 그 중에 전국 관리자가 될 사람을 바로 뽑았다. 관리자로 선택된 그 사람이 왜 자신을 선택했는지 물었을 때, 헨리 포드는 ‘당신들 세 사람 모두 실적이 좋았소. 하지만 음식의 맛을 본 후에 소금을 친 사람은 당신 뿐이더군. 나는 결정을 내리기 전에 정보를 얻는 관리자를 좋아하오’
음식이 나오면 먼저 조금 뜯어서 맛을 본다. 간이 맞으면 그냥 먹고 싱거우면 소금을 내 구미에 맞게 치고 다시 먹으면 된다. 욕조에 물을 받아놓고 들어가기 전에 온도가 적당한지 손을 담궈보고 차면 온수를 뜨거우면 찬물을 더 틀어놓으면 된다. 너무나 상식적인 의사결정 과정이다. 그런데 막상 사람들을 만나보면 설렁탕 나오자 마자 소금을 팍~ 치는 사람이 있다. 한 숟가락 떠 먹어보구선 너무 짜다고 식당 주인장한테 욕을 한다. 식당 가서 같이 밥한끼만 먹어봐도 같이 해야할 사람인지 상종하지 말아야할 인간인지 금방 판단이 선다. 천박한 의사결정에 번복, 책임전가... 이런 인간 만나면 밥먹다가 숟가락 놓고 바로 일어나고 싶다.
나는 사람을 관찰하고 분석하는 것을 국민학교 다닐 때 읽었던 Sherlock Homes에게 배웠다. 사람의 말과 행동, 몸짓, 옷입는 습관, 잘 쓰는 용어, 얼굴 표정, 그리고 무엇보다 그 사람의 눈빛... 한 10분만 만나서 얘기해보면 첫인상에서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분석은 거의 끝난다.
스펜서 존슨은 이 책에서 리더로서 필요한 성품을 ‘정직성, 직관력, 성찰능력’ 세가지로 꼽았다. 정직한 사람은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을 속이지 않고 주변의 잡음을 물리치고 바로 핵심을 집어낸다. 직관력이 있는 사람은 남들에게 의존하지 않고도 힘든 결정을 내린다. 성찰능력은 깊이 성찰할 줄 아는 사람을 뜻하는데 때로 사람들은 스스로 내린 결정을 무의식적으로 뒤집곤 한다. 결국 조직이 그 대가를 치르게 된다. 너무나 가벼운 천박한 의사결정을 하면 잘못된 결정으로 판명되어 번복하게 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결정의 번복은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을 상실로 이어지게 되는데, 이는 신중하지 못하고 성찰을 못하는 사람의 천박한 의사결적으로 인한 번복이 리더십과 정책에 대한 불신을 초래하여 그 어떤 선택과 결정도 믿지 못하게 만드는 불신이 팽배한 문화를 만드는 주범이다. 청년사역을 하면서 힘들었던 부분이 바로 신중한 선택과 그 결정에 책임을 지는 태도를 가르치는 것이었다. 요즘 젊은이들은 너무 쉽게 결정하고 너무 쉽게 뒤집는다. 이런 사람은 절대 리더십을 발휘할 수가 없다. 그의 말은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다. 언제 어떤 식으로 뒤집을지 모르는 사람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는가?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은 굉장히 중요하다. 그렇다고 한번 잘못한 결정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꼬장을 부리라는 의미는 아니다. 리더는 잘못된 선택을 할 수도 있다. 그 때는 빠른 상황인식과 함께 솔직하고 정직하게 잘못을 시인하고 똑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 한 대안을 제시하며 양해를 구해야한다. 제일 중요한 것은 다시는 그 실수를 범하지 않기 위한 노력이 보여질 때 사람들은 다시 신뢰를 준다. 그런데 대부분 답답한 리더들은 천박한 의사결정, 사고가 터지면 끊임없는 변명에 책임을 다른 사람한테 전가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번복... 심지어 자기가 한 결정은 자신이 못믿는 사람도 봤다. 이런 사람을 윗분으로 모셔야하는 사람은 거의 암걸린다고 보면 된다. 정말 먹고 살길이 그 곳 밖에 없지 않는한 빨리 그만두고 나오는게 상책인 듯 싶다.
아무튼 이 책 내용을 한문장으로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
'모든 상황을 종합판단해서 신중한 의사결정(선택)을 한 후, 그 결정에 책임을 져야 한다. 잘못된 선택을 했을 때는 왜 그랬는지 반추해보고 다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하면 된다. 이 과정이 반복되다보면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고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Spencer Johnson, 선물(The Present), 랜덤하우스중앙

Spencer Johnson, 선물(The Present), 랜덤하우스중앙

하나님이 시간과 공간을 창조하신 이래로, 온 우주는 종말의 때를 향해 흘러가고 있다. 인간은 이 흘러가는 시간에 被投되어 살아가는 존재다. 그러기에 인간은 역사적인 존재다. 과거와 현재, 미래의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존재하고 있다. 그 사람의 현재는 어느날 뚝 떨어져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과거가 그 사람의 현재를 만든 것이다. 그리고 현재가 그 사람의 미래를 만들 것이다. 사람은 현재를 보면 과거가 읽힌다. 과거와 현재를 보면 그 사람의 미래가 대충 짐작이 된다. 인간은 이토록 흘러가는 시간의 역사 속에 존재한다.

Spencer Johnson

스펜서 존슨은 정신과 의사이다. 이 책의 제목이 Present인데 말장난(Word play)이다. 선물로도 번역되지만 현재로도 번역된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선물은 바로 ‘현재’라는 의미에서 붙인 책 제목이다. 책 내용을 내 말로 요약해보자면 이렇다. 쓸데없이 지난 간 과거에 대한 후회와 미련, 그리고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생을 허비할 것이 아니라 분명한 소명의식(뭘 해야 하는지를 알기 이전에, 왜 해야 하는지를 먼저 깨달아야한다)을 갖고 존재의의와 목적(From Sucess to Significance)을 확인한 후, 현재의 삶에 충실하고 과거의 시행착오로부터 배우며, 미래를 설계하는 시간을 따로 때고, 실행에 옮길 때, 현재를 즐기고 누리게 된다. (Vision-Action Plan-Execution-Evaluation) 미래를 준비한답시고 현재를 너무 쉽게 억압하지 말라. 현재를 즐기지 못하는 사람은 절대 미래에도 누리지 못한다. As now, So then!이다.
이런 내용을 차분하고 쉽게 풀어쓰고 있다. '현실직시' 한 어구면 사실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책이다..ㅎㅎ

Spencer Johnson,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진명출판사

Spencer Johnson,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진명출판사

우화를 근거로 친구들이 커피한잔하며 서로 토론하는 액자형식의 글이다. 생쥐 두 마리와 꼬마 두명이 있다. 쥐새끼 두 마리는 미로 속에서 발견한 치즈창고에서 생활하다 치즈가 다 떨어지자 미련도 없이 자리를 털고 일어나 예전처럼 다시 치즈를 찾아 나선다. 그런데 꼬마 둘은 재고량이 떨어지는 것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가 치즈가 바닥나자 누가 다 훔쳐간게 아닌가 의심하기까지 한다. 먹을게 없으면 먹을 것을 찾아 나서야 되는데, 치즈가 없어졌다고 누가 훔쳐갔냐고 넋두리만 늘어놓고 앉아있다. 그러다 한 녀석이 안되겠다 싶어서 예전처럼 다시 치즈를 찾아 떠나자고 제안하자 과거의 안락함에 사로잡한 녀석은 궁시렁거리면서 그 자리에서 좀체 움직이려 하지 않는다. 결국 한 녀석은 용기를 내 떠나서 쥐들이 새로 발견한 또 다른 다양한 종류의 치즈가 쌓여있는 창고를 발견한다. 마지막에 미련 떨며 움직이지 않던 녀석도 결국 찾아오게 될까? 얘기는 여기서 끝난다. 이 책의 주제는 아주 단순하다. 우리가 처한 상황과 시대는 끊임없이 변한다. 그 변화를 인식하고 현실을 직시한 후 대안을 모색하고 움직여야 한다. 그런데 목회를 하다보면 실제로 과거에 사로잡혀 미련떨면서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변화에 떠밀려 떠내려가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변화에 대처하지 못하고 변화에 떠밀려 갈 때 주어지는 것은 도태뿐이다. 스스로 결정을 내지도 못하고 그 결정에 책임을 질 생각은 아예 없다. 이들이 잘하는 건 책임전가, 현실회피...
스펜서 존슨은 정신과 의사이다. 정신과 상담을 하며 기본적인 현실직시와 사태수습이 안되는 사람들을 위해 우화를 빗대어 자신의 삶과 사고방식의 문제점을 인식시키고자 만든 책 같다. 이 단순한 내용의 짧은 책이 엄청 팔렸다. 스펜서 존스은 떼돈 벌었다. A4 한 장도 필요 없는 한 문장(현실직시! 정면돌파! 사태수습!)이면 요약되는 이 책이 왜 그렇게 팔려나갔겠는가? 현대인들의 필요를 파악하여 그 문제점과 해결책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현대인들이 변화를 감지하고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다는 증명이다. 이 책을 보고 도전받고 감동받는 사람들은 그 자리에 주저앉아 사태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인식도 못하면서 미련만 떨고 앉아있던 경험이 있다는 의미다. 정신과 의사는 모름지기 이 책의 논리적 흐름처럼 차분히.. 설명하고 인정해주고 들어주어야 한다. 나는 기질상 목회상담... 이런거 별로 자신이 없다. 한참을 들어주다보면 한대 쥐어박아 버리고 싶을 때가 얼마나 많은데...ㅎㅎ 정신과 의사들이 존경스럽다.

J.W.메리어트 2세, ‘메리어트의 서비스 정신’, 세종서적


 

J.W.Marriott, Jr., 'The Spirit to Serve', 세종서적

메리어트는 해외에서 알아주는 호텔 프랜차이즈 기업이다. 한국에서는 강남고속터미널에 있는 메리어트 호텔때문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리츠-칼튼, 라마다 르네상스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거대 호텔기업으로 재탄생했다. 1999년 이 책이 세종서적에 의해 번역 출판되었다. 이 책은 10여년 전 신대원 다니던 시기에 읽었는데 나한테 경영관련 서적들을 많이 읽어야겠다는 자극을 불러일으킨 최초의 책이라서 남다른 애착이 서려있는 책이다. 아버지가 세운 기업을 아들이 일으켰다. 그래서 집안 분위기가 기업 운영에 그대로 배어있는 설명들이 많다,

J.W.Marriott, Jr.
      
J.W.Marriott Jr.의 말을 직접 들어보자. 아래 파란색 글은 읽으면서 나로하여금 줄치게 했던 내용들이다.
위탁경영 서비스와 숙박사업에 있어서 일관성은 굉장히 중요하다. 그러나 생각없는 일관성과 사려 깊게 정한 표준화를 절대 혼동해서는 안된다. 때로는 일관성이 경직성으로 변해버리는 현상도 자주 나타난다. 메리어트의 성공은 바로 사려깊게 현장상황에 맞게 설정된 표준화를 통한 일관성에 기인한다.
메리어트의 오래된 전통 중의 하나가 ‘내부로부터의 진급’이다. 우리는 항상 이력서상의 화려한 스펙보다는 근면과 헌신을 더욱 귀히 여겼다. 그리고 앞으로도 영원히 그럴 것이다.
듣기도 전에 마음 속으로 성급한 결론을 내려 버리면, 별로 배울 것이 없다. 최종 결정권자가 벌써 결론에 도달했다는 것을 지나치게 빨리 드러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최종결정권자가 적게 말하면 말할수록 자유로운 토론이 가능하다.
우리 회사의 중대한 변화는 호텔을 소유하는 기업이 아니라 호텔 경영에 초점을 맞추는 기업이 되자고 생각을 바꾸면서 거대한 변화는 시작되었다. 그래서 1978년 이전에 지은 여러 호텔을 투자자들에게 매각하기 시작했다. 매각 조건의 하나로 장기운영 계약을 맺음에 따라 매각 호텔로부터도 적잖은 현금수입을 올릴 수 있었다. 과중한 저당으로 인해 짓눌리지 않고 보다 높은 유연성을 획득할 수 있었다.
메리어트 전략기획 부서가 해야하는 가장 중요한 역할은 ‘해서는 안되는 사업을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 하나만으로도 이 부서가 얼마나 중요한지 드러났다. 아.. 이 대목은 1000% 공감한다. 교회현장에서 필요없는 Event하느라 쓸데없는 에너지 낭비가 얼마나 심한지.. 질려버리겠다. 본질에 충실한 기업운영과 목회를 해야할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목회현장에서 적용가능한 여러 가지 시각과 아이디어도 많았다. 하지만 책을 읽는 내내 ‘한국 내에서 시군 단위에 있는 장급 Motel들을 중저가로 똑같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체인점 프랜차이즈화한다면 어떨까? 숙박 사용 point제도를 실시해서 포인트 적립과 사용을 공유하고, 시설 인테리어와 운영 Know-how는 본사에서 제공하되 숙박시설 소유는 투자자나 원 소유주가 갖는 걸로 한다면 어떨까? 그리고 모텔 내에 인터넷망을 구축하여 통합된 사이트에서 각 모텔 인근 여행지 정보를 제공한다면 투숙객들이 여행정보 취득과 전국 어디서나 동일한 서비스와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더 몰려오지 않을까? 모델 근처 괜찮은 요식업체를 까다로운 검증절차를 통해 선발해서 협력 식당의 지위를 주면, 자는 문제는 모텔에서 먹는 문제는 인근 식당이 해결하는 상생효과도 있을텐데.. 하는 잡생각들이 마구 들었다. 도시 외곽, 특히 농어촌에 있는 숙박시설이 러브호텔화 하고 있는 병폐도 막을 수 있을텐데...목회에 적용할 생각은 않고 아무튼 별 잡생각이 들었다구..ㅎㅎ
스티븐 코비의 7 Habits를 읽어보면 마지막 7번째 습관에서 균형적인 자기쇄신 원칙을 언급하며 ’심신을 단련하라‘는 장이 있는데, 그 중에 ’영적인 차원‘을 설명한다. 뭔가 이상하다 싶어 확인해봤더니 스티븐 코비는 몰몬교도였다. 종교인이 아니면 하기 어려운 발언이다. 이 책도 그랬다. 메리어트 가문의 전통과 기업운영원리를 죽~ 서술하는데 종교적인 냄새가 났다. 역시나 알고봤더니 몰몬교도였다. 몰몬교는 이단이다. 하지만 영적인 측면에 대해 뭔가 알고 있는 사람들이기에 기업운영도 신성한 마음가짐으로 하나보다. 이단도 이정도일진데, 살아계신 하나님과 진리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기독교인은 이보다 더 영적이고 이들보다 더 제대로 해야되지 않겠는가?
목회는 서비스업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욕하더라도 나는 ‘목회도 서비스업이다’라는 생각을 바꿀 의향이 없다. 영혼을 지도하고, 사람들을 섬기는 현장이 바로 목회현장이다. 필요할 경우 때로는 따끔한 질책과 징계가 필요하다. 하지만 서비스 마인드 없이 별 시덥잖은 권위의식과 영적인 특권을 가지고 군림하려고 하는 태도는 반드시 경계해야한다. 적어도 나한테는 메리어트의 책이 섬김의 태도를 배울 수 있었던 좋은 책이었다.

리차드 파슨, 反리더십, 바다

Richard Farson, Management of The Absurd:Paradoxes in Leadership, 바다

‘反-리더십’이라는 제목을 달고 출간되었지만, 원제를 직역해보면 ‘모순의 경영:리더십에 존재하는 패러독스’다. 서점을 뒤지다가 이 책을 발견하고 선뜻 구입한 이유는 두 가지다. 먼저 기존의 리더십관련 이론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삐딱함이 마음에 들어서이고, 두 번째는 첫 초두에 추천사를 써준 사람이 ‘Michael Clayton’이어서다. 마이클 클레이튼은 ‘쥬라기공원, 타임라인’ 등을 썼는데 대부분 영화화 되었다. 저자 리차드 파슨은 심리학자, 해군 장교, 대학교 학장, 회사 사장, 경영 컨설턴트 등 여러 가지 일을 두루 섭렵한 인물이다. 리더십을 발휘해야하는 현장에 있었던 사람이기에 굉장한 기대를 갖고 책을 펼쳤다. 그런데 기대보다 대단한 책은 아니었다. 그래도 몇몇 부분에서는 건질 것이 있어 소개한다.
칭찬으로는 동기가 부여되지 않는다.
부하 직원에게 어떤 일을 잘 했다고 칭찬해보라. 그러면 그 사람은 자신의 역할이 별 것 아니었다고 대답할 것이다. 물론 사실 칭찬 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이 그런 칭찬을 받는다면 더욱 더 방어적인 태도로 나올 것이다. 사람들이 방어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칭찬에는 위협의 요소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칭찬이라는 것은 결국 하나의 평가이고, 평가받는다는 것이나 시험받는다는 것은 비록 그 결과가 긍정적이라 하더라도 우리를 불안하게 만든다. 게다가 우리는 다른 사람을 칭찬할 때, 일정한 동기부여를 통해 상대를 변화시키려는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변화해야 한다는 생각은 언제나 사람을 불안하게 만든다. 또 칭찬은 다른 사람의 가치를 확인시켜 주기보다는 칭찬하는 사람이 받는 사람보다 더 높은 지위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법일 수 있다.(pp.93-94)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켄 블랜차드의 ’Whale Done!'의 한국어 제목이다. 이 책 때문에 사랑의 질책이 우선시되던 한국 문화에 칭찬 유행이 불어닥쳤다.(나중에 켄 블랜차드 책들은 날 잡아서 열몇권 따로 서평하겠다) 그 때도 동의되지 않는 부분이 꽤 있었다. 그런 점에서 나는 리차드 파슨의 칭찬에 관한 고민에 동의한다. 입에 발린 획일적인 칭찬은 오히려 위협과 경고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칭찬할 때는 칭찬하는 Timing과 칭찬 대상인 그 사람에게 맞는 칭찬, 그리고 사안에 따라 다른게 칭찬해야 한다. 항상 궁시렁거리면서 비난하고 욕하는 사람도 문제지만 입에 발린 칭찬을 항상 늘어놓는 비위맞추기의 달인들도 나는 신뢰하지 않는다. 결국 동기부여라는 명목하에 사람을 이용해먹기위해 진심도 없는 입에 발린 칭찬을 늘어놓는 것을 리더십이라고 아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진정한 프로가 되기 위해서는 철저한 아마추어가 돼야 한다.

미국의 위대한 건축가 Frank Lloyd Wright와 같이 공부한 디자이너 George Nelson은 나에게 잊을 수 없는 일화를 하나 들려주었다. 조지와 라이트가 함께 걷고 있었다. 라이트가 조지에게 건축이란 도대체 무엇인가에 대한 자기 생각을 이야기하려고 열을 올리고 있었던 모양이다. 갑자기 라이트가 꽃 한송이를 보며 말했다. ‘조지! 건축은 이 꽃과 같은거야...’ 그리고는 발걸음을 멈추었다. ‘아니야.. 그런게 아니냐’ 그리고 몇 발자국 더 걷더니 조지를 돌아보며 이렇게 말했다. ‘건축은 사랑에 빠진 것 같은거야.’ 조지는 나에게 이 이야기를 20년 도 전에 했다. 그가 이 이야기를 끝낵 한 말은 ‘딕(리차드의 줄임말), 그 이야기가 무슨 뜻인지 알아내는데 자네는 나처럼 오래 걸리지 않았으면 좋겠네’하는 것이었다. 아마추어라는 말은 ‘사랑하는 사람’을 뜻하는 라틴어 Amotor에서 왔다. 아마추어는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한다. 자주 쓰이는 말은 아니지만, 사랑은 훌륭한 리더십에 필수적이다. 리더십이란느 것은 보살핌 이외의 딴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프로, 전문가라는 미명하에 공동체, 깊은 일체감, 동료의식을 파괴시킨다. 그래서 훌륭한 리더는 프로이면서 동시에 아마추어여야 한다. 프로는 건전한 지식과 양심에 근거한 뛰어난 능력으로 기술적/윤리적 기준을 지켜나간다. 그러나 아마추어는 사랑, 성취, 공동체의 결성, 서로를 묶어주는 자비의 끈에 대한 즐거움으로 일한다. 여기서 건축은 사랑에 빠진 것과 같다는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말을 우리의 목적에 맞게 고쳐보자. 나는 리더십은 사랑에 빠진 것과 같다고 말하고 싶다. 이 말의 뜻을 이해하는데 여러분은 나처럼 오래 걸리지는 않을거라고 믿는다.(pp.223-227)

‘프로가 되어야 한다. 아마추어의 태도를 버려라..’ 얼마나 자주 들은 말인지 모르겠다.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전문가집단에 의해 행해진 어이없는 분석과 결정이 얼마나 많은데... 전문가적인 관점이 있되 반드시 범부의 상식과 일반인의 납득이 필요한 사안이 굉장히 많다. 이 둘은 상호보완하면서 같이 가야된다. 고도의 전문가가 보지 못하는 사태의 본질을 어린 아이의 눈은 그냥 간파한다. 이것은 이해관계도 없고 사심이 없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나는 전문가의 입장도 들어보아야 하지만, 그 분야에 전혀 문외한인 어린아이 같은 일반인의 말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제가 멋있지 않은가? ‘진정한 프로가 되기 위해서는 아마추어가 되어야 한다.’

마이클 레빈, 깨진 유리창 법칙, 흐름출판

Michael Levine, ‘Broken Windows, Broken Business', 흐름출판

범죄학자 James Q. Wilson과 George L. Kelling은 1982년 3월자 '월간 애틀랜틱'에 'Broken Windows'라는 article을 발표했다. 1994년 N.Y시장으로 선출된 Rudolph Giuliani가 이 이론을 받아들여 NY의 경범죄를 단속하고 줄여나갈 때, 강력범죄도 결국 줄어들 것이라는 정책을 밀어붙였다. 결국 NY의 도시 분위기는 완전히 바뀌었다. 음침했던 지하철이 도심의 문화공간으로 바뀌었다. 범죄의 온상이었던 뉴욕이 치안이 유지되는 살만한 도시로 변신한 것이다.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는 사소한 문제를 방치해 두었을 때, 나중엔 감당이 안되는 큼직막한 사태로 비약된다. 이를 사전에 막기위해서는 강박관념에 시달리는 것 같이 보이더라도 별 것 아닌 것 같은 작은 문제가 발견될 때마다 그 즉시 바로바로 시정하고 수습해 나가는 것이 최선의 정책이다.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무것도 아닌 것은 아니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 사람들의 인식이 고착되기 전에 깨진 유리창 하나를 얼른 갈아키워야 된다. 그냥 놔두면 유리창 전부가 깨지는 건 시간문제일 뿐이다. 건물 전체가 슬럼화 될지도 모른다. 쓰레기가 투척되어 있는 이미 지저분해져있는 장소에 몰래 쓰레기를 버리는 것은 어색하지 않다. 그러나 깨끗하게 청소되고 단장된 곳에 쓰레기를 버리려고 하면 죄책감이 든다. 인간의 심리가 그런 것이다. “어차피...이렇게 된거... 이와 베린 몸...” 이런 생각이 자리 잡기 전에, 별 것 아닐 때 수습해야 한다. 별 것 아니라고 방치했다가 엄청난 시간과 에너지, 돈, 인력을 쏟아부어도 수습이 불가능한 사태가 도래한다. 문제는 그 때 그 때 바로 바로 해결해야한다. Broken Windows의 원리는 가정, 기업, 사업체, 교회, 도시, 국가.. 어디든 다 통용되는 원리이다.

Marcus Buckingham, Donald O. Clifton, 'Now, Discover Your Strengths', 청림출판

Marcus Buckingham, Donald O. Clifton, 'Now, Discover Your Strengths', 청림출판

갤럽에서 내 놓은 이 책은 마커스 버킹엄의 첫 번째 책 ‘first, Break all the rules'에서 기인한다. 유능한 중간 관리자/지도자는 직원들을 대할 때 사람을 보는 시각이 다르다. 유능한 사람들의 공통된 인간이해는 다음과 같다.
1.사람들은 별로 변하지 않는다.
2.그 사람에게 없는 것을 있게 하려고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
3.가지고 있는 것을 밖으로 끌어내면 된다.
4.그것 조차도 쉽지 않다.
내 말로 바꿔보자면, ‘인간들은 왠만하면 바뀌지 않는다. 그러니 모든 사람이 교육만 받으면 어떤 분야에서든 유능해 질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라. 없는 것 가지고 승부하려고 하는 건 쓸데없는 짓이다. 그 사람이 이미 잘하고 좋아하고 열매가 있는 강점을 강화하도록 도와주라. 하지만 그 사람의 발목을 잡는 것은 강점이 아니라 약점이니 강점을 강화하는데 최우선을 두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도록 배려하라.’ 반대로 말하면, ‘멍청한 리더들은 되지도 않을 것을 가지고 엉뚱한 곳에 all in한다. 어만 사람을 중요한 자리에 배치해 놓고 닦달한다. 이런 리더들 때문에 밑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죽어난다. 열매도 없다. 쓸데없는 재정과 에너지, 인력 낭비에 조직 내에는 총체적인 불신이 팽배해진다. 정당한 feedback은 사라지고, 사람들이 시키는 것만 하게 된다. 그 시키는 것도 사실상 안해도 그만인 일들이 대부분이다.’ 나는 교회에서 이런거 너무 많이 봐왔다. 이제 더 이상 쓸데없는 에너지 낭비하고 싶지 않다.
각자 은사와 재능에 맞는 사역배치를 통한 공동체 운용은 내가 Christian Schwarz의 ‘The 3 Colors of Ministry'에서 이미 배운 개념이다. 이걸 갤럽에서 조사한 연구자료로 검증받은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마커스와 도널드에 따르면 강점은 재능, 지식, 기술 이 세 가지의 조합으로 만들어진다고 한다. 재능은 무의식적으로 반복되는 사고, 감정, 행동이고, 지식은 학습과 경험을 통해 얻은 진리와 교훈으로 구성되어 있다. 기술은 활동의 단계라 할 수 있다. 여기서 지식과 기술은 학습과 노력을 통해 습득될 수 있는 것이나 재능은 타고난 것이라 아무리 가르쳐도 흉내는 낼 수 있을지언정 자기 것으로 만들수는 없다. 그러기에 재능을 먼저 확인하고 그 재능에 맞는 지식과 기술을 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재능도 없는 분야를 공부하고 스킬을 얻기위해 노력해봐야 재능있는 놈들하고는 경쟁이 안된다는 것이다. 효율적이지도 않고 효과적이지도 않는 인생낭비가 되는 셈이다.
교회 사역도 마찬가지다. 교회도 결국 사람이다. 하나님이 그 사람에게 주신 은사와 달란트, 기질과 성향, 이 때까지의 경험을 통해 준비해놓신 분야에서 사역할 수 있도록 배치하고(適材를 適所에) 그 사람이 자기 한계를 하나님의 비전으로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된다. 항상 되내이는 말이지만, 능력과 기술, 지식이 모자라면 도와주면 된다. 재능이 없는 분야에 뛰어들려고 하면 말리면 된다. 그리고 그 사람의 은사에 맞는 사역으로 방향을 전환해주면 된다. 자기 기질과 성향, 재능, 은사 맞는 사역을 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밝고 즐겁다. 그래서 교회 사역은
1.자기가 좋아하는 것이어야 하고
(잘하지만 싫어하는 분야도 있다. 교회는 억지로 시키면 안된다.)
2.자기가 잘하는 것이어야 한다.
3.뿐만 아니라 남들이 보기에도 잘한다고 평가하는 분야여야 한다.
(자기는 잘 한다고 우기는데, 남들이 보기엔 곤혹스러운 경우도 있다)
4.실제로 사역해서 열매가 있어야 한다.
(아무리 좋아하고, 잘하는 분야라 하더라도 열매가 지속적으로 없으면 재고해봐야 한다)
이 모든 강점활용 이전에 성경에서 배운 내 목회철학은
1. 성도는 공짜노동력이 아니다.
(목회자든 평신도 지도자든... 교인들을 그냥 일 막~ 부러먹을 수 있는 공짜 노동력쯤으로 생각하고
그 사람의 형편과 영적 상태, 리더십의 용량, 맡길 일의 성격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그냥 막!
시키는 경우가 너무 많다. 성도들의 섬김을 당연시 하다 못해 인사한마디 고맙다는 표현도 없고,
못해내면 욕한다. 그 책임은 시킨 자기가 져야 됨에도 불구하고
눈치를 살살보며 '공짜노동력(?)'한테 책임을 떠넘기는 못된 교회 지도자들이 너무 많다.)
2. 교인들이나 사역자, 교역자들을 소모품으로 대하는 모든 사고를 거부한다.
(지원해 주지도 권한도 주지 않은 체 무작정 떠맡겨놓구선 해내면 좋고..
못하면 바로 갈아치우고.. 뭔 이런 따위의 사고방식 말이다.)
3. 하나님이 저마다 각자에게 주신 ‘그 무언가’는 반드시 있다.
그걸 찾아내고 자기 존재의의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4. 교회 사역을 통해 늘어난 리더십의 용량은 그 사람이 세상에 나가서도 써먹을 수 있다.
교회 내에서만 통하는 리더십은 진정한 리더십이 아니다. 세상에서도 통해야 한다.
5. 교회는 신앙이 깊어지고, 인격이 성숙해지고, 실력이 자라는
사람 키우는 훈련소여야 한다.
목회를 하면서 가장 난감하고 힘든 사람들은 실력이 모자라고, 지식과 능력이 부족한 분들이 아니다. 태도가 걸러먹은 사람들이 나는 제일 힘들다. 주변에 보면 그 막돼먹은 사람들의 잘못된 의욕과 불손한 의도도 필요(?)에 따라 요리조리 잘 이용해먹는 목사님들이 많다. 그걸 리더십이라고 한다면 나는 거부하겠다. 이 때까지 나는 태도가 걸러먹은 사람들한테는 리더십을 부여해 본적이 없다. 차라리 그 사역을 안 하고 말지, 필요하다고 써먹기 위해 ‘꾼들’과 동역하고 싶지 않다. 그 분들은 적재가 아니기에 적소에 배치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종종 교회는 신비한 공동체라서 심지어 재능이 없는 분야라도 하나님이 공동체의 유익을 위해서 필요하면 없는 재능도 생기도록 만드시는 경우도 실제로 봤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극히 드물다. 통상 본인이 가지고 있는 것을 강화해서 열매를 보는 것이 본인에게도 즐겁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유익하고 하나님도 좋아하신다.
이 책에서는 34개 강점을 분류해서 설명한다. 책을 구입하면 붙어 있는 1회 사용 패스워드가 있는데, www.strengthsfinder.com으로 접속해 패스워드를 입력하고 설문 조사에 응하면, 자신의 최대 강점 상위 5개를 알 수 있다. 나는 해보니까 Learner, Deliberative, Focus, Self-assurance, Responsibility 이렇게 5개가 나왔다.


Donald O. Clifton, '크리스천 강점혁명', 두란노
교회에서 갤럽의 연구자료를 사용할 수 있을까 싶어서 공동연구를 했다. 도널드 클리프턴이 목사들과 같이 교회에서 쓸 수 있는 책을 내놓았다. 두란노에서 번역 출판했는데 읽어보니 내용은 별반 차이 없었다.

Marcus Buckingham/Curt Coffman, ‘First, Break all the rules’, 시대의 창

Marcus Buckingham/Curt Coffman, ‘First, Break all the rules’, 시대의 창

유능한 직원들이 왜 회사를 옮기는지 그 원인을 밝히기 위해 Gallup에서 수십만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조사의 결과는 놀라웠다. 회사에 꼭 필요한 인재들이 그 회사를 떠나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열악한 근무환경과 급여때문이 아니었다. 자기에게 맞는 업무가 부여되지 않기 때문도 아니다. 바로 위 직속상사(중간 관리자)가 꼴통이라 열받아서 그만둔다는 것이었다. 본서는 조직이 최대의 성과를 창출하는 근본요인은 재능있는 인재를 발굴하고, 그들의 재능을 계발하고, 그들이 회사를 떠나지 않도록 붙잡아 두는 '탁월한 현장중간관리자'에 있다고 설문결과를 분석하고 있다. 유능한 직원들이 원하는 '탁월한 중간관리자'는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서 본서는 재미있는 방식으로 그리고 아주 꼼꼼하게, 그리고 무엇보다 객관적인 설문분석 자료를 근거로 설명하고 있다. 유능한 중간지도자 이들은 현장전문가이자 실무를 담당하는 사람이다. 실제 성과는 이들이 만들어낸다. 팀원 각자의 다양성과 독특성을 살려 각 사람에게 맞는 임무를 부여하고 동기를 유발시켜 Feedback을 하는 사람들은 중간지도자들이다. 회사나 교회, 영리조직뿐만 아니라 비영리조직을 포함해 사람들 다루는 모든 곳에서 꼭 필독할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결국 관건은 중간 지도자, 평신도 지도자, 소그룹 리더다. 이들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조직과 기업/교회는 반드시 망한다. 리더십 재생산/사람 키우는 사역이 모든 것이다. 교회에서 청년이나 장년남성들과 훈련할 때 같이 읽으면 아주 좋은 책이다.  * 21세기북스에서 '유능한 관리자'로 다시 출판되었다.

정문술, ‘아름다운 경영’, 키와채

정문술, ‘아름다운 경영’, 키와채
      
2003년 프레시안(pressian.com)이라는 인터넷 신문에서 정문술사장의 회고록이 연재되었다. 모니터로 그의 글을 읽는 도중에 몇 번이나 감동이 밀려오는 은혜(?)를 받았던 기억이 있다. 이듬해 한권 책으로 묶어 출간된 책이 바로 ‘아름다운 경영’이다.
정문술사장은 행정병으로 군복무 중에 육군본부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제대 후 중앙정보부에 스카웃 되어 18년을 공무원으로 살았다. 12.12 쿠테타로 중앙정보부가 보안사에 밀려 강제 퇴직조치를 당한 후, 부천에 금형공장을 인수해서 생고생을 하며 사업을 시작했다. 기업현장의 회한을 뼈저리게 온 몸으로 체험하면서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인 ‘미래산업’을 일궈내서 ‘벤처의 대부’로 통하는 인물이다. 현재는 은퇴해서 작년에 KAIST이사장으로 선임되어 봉사하고 있다.
 
정문술
      
정문술의 미래산업 경영에서 몇가지 주목할 만한 상식(!) 몇가지를 짚어 보자.

1.경영권을 종업원들에게 물려주고 은퇴
“자본주의 사회에서 私財를 물려준다는데 누가 뭐랄 것인가? 경영권이란 아비가 자식에서 물려줄 수 있는 부와 명예와 권력을 한꺼번에 갖춘 최고의 종합선물세트 아닌가? 하지만 그 ‘경영권’으로 관계사들의 자산까지 이러저리 돌려 사재로 만들고 상속까지 한다면 그건 정말 옳지 않다. 나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친인척과 회사를 철저히 ‘격리’시켜왔다. 리더가 측근 단속에 냉정하지 못하면 모든 것이 망가진다. 사실 나는 냉정하고 가혹하게 굴 자신이 없다. 그래서 우리 식구들이 회사근처에 얼씬도 못하도록 했던 것도 나의 한계를 누구보다 내가 잘 알기 때문이다. 자신 없기 때문에 원천봉쇄하는 셈이다. 은퇴를 기정사실화 하자 임원들은 극구 만류하더니 급기야 ‘명예회장’이란 단어가 튀어나왔다. 사장 직함이 나의 최종직위이고 평소에도 회장명칭을 쓰지도 않았는데 명예회장이 다 뭔가! 결국 ‘비상근 상담역’이라는 다소 기형적인 직함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정책결정에 끌어들이지 말것’과 ‘절대로 업무보고 하지 말 것’ 등 몇가지를 다짐받았다.”

2.필요한 인재는 키워서 쓴다.
미래산업의 R&D를 담당할 ‘미래연구센처’를 분당에 세우면서 연구원들이 구성되던 날 정문술 사장은 딱 세가지만 당부했다. “첫째, 목표는 언제나 여러분들 스스로 정하시오. 둘째, 연구비용은 절약하지 마시오. 셋째, 나한테 업무보고를 하는 사람은 해고하겠소.” 실제로 이들은 개발비용 367억원을 들여 3년 기간동안 SMD Mounter를 개발해 낸다.

3.사람은 배신을 당할지언정 끝까지 믿어주자.
“나는 아무리 회사가 어려운 지경에 처했을 때라도 섣불리 직원을 해고해 본적이 없다. 직원들의 능력이 늘 흡족했기 때문이 아니다. 또한 지금껏 거래해 온 은댕도 줄곧 하나다. 거래하는 증권회사도 변함없이 하나다. 특별히 조건이 좋은 거래처였기 때문은 아니다. 나는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다. 내가 생각하는 인연은 모든 것을 그 관계 안에서 풀고 해결하려는 막무가내의 '연고‘ 또는 ’인맥‘과 다르다. 내게 ’인연‘이란 관계에 대한 성실함이자 사람에 대한 예의다.” 정문술은 실제로 끝까지 믿었다가 엄청난 재산상의 손실을 받은 적도 있고 인간적인 배신감에 휘청거릴 때도 있었다. 그 많은 배신과 실패에도 “일단 사람을 거둔 후에는 절대로 의심하지 않고 모든 것을 맡긴다. 무조건이다. 하지만 당사자들은 이런 나의 ’스타일‘을 의심부터 한다. 한참을 두고 봐도 내 스타일에 변함이 없는 듯하면, 이제는 이 만만한 스타일을 이용해 보고 반항도 해본다. 시험해 보는 것이다. 그래도 ’사람을 믿어주는 내 리더십스타일‘이 의연했을 때, 그들은 진짜 ’내 사람‘이 된다. 물론 이용하고 반항하는 단계에 고착되어 버리는 사람들도 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엄청난 손해를 본다.”

4.KAIST에 ‘생명과학과 정보기술 및 기계기술을 서로 융합하는 학과를 신설해 달라’는 조건을 걸고 일시불로 300억을 기증했다. “2003년 10월 KAIST에 정문술빌딩 준공식에 참석해달라는 초청장이 왔지만 나는 불참했다. 마땅히 돌려줄 것을 돌려 준 곳에 가서 축사하고 꽃다발까지 받을 이유가 내게는 없다.”
이 외에도 정문술사장의 인생에서 여러 가지 에피소드들이 기록되어 있는데, 1993년 부천에서 천안으로 공장을 옮길 때, 직원 137명 중 노부모와 절대로 떨어질 수 없다던 4대 독자를 제외하고 136명이 회사를 따라 천안으로 이사하는 것은 직원들의 회사에 대한 신뢰를 여실히 드러내는 사건이었다. 이런 에피소드들에 감동이 있다. 한국사회의 병폐를 정확하게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하고, 또 그 소신대로 평생을 살아온 사람이다. 곽선희목사님 수업 중에 정문술사장을 언급하셨는데, ‘초신자였던 정문술사장이 설교를 그렇게 열심히 받아적더니 성경원리 그대로 경영을 했다고 하더만’...ㅎㅎ 꾼들이 득실거리는 비즈니스업계에 청지기의식을 가지고 순전하게 사업하여 일가를 이룬 사람의 회고록은 언제나 감동뿐만 아니라 영감을 준다.

차기현, ‘이랜드 2평의 성공신화’, 이너북:2008

남동희, ‘이랜드 사람들’, 다름원:1993      
차기현, ‘이랜드 2평의 성공신화’, 이너북:2008
      
믿음의 기업으로 시작한 이랜드그룹은 언제나 나의 관심대상이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나는 사랑의교회 대학부 출신이다. 당시 박성수사장은 사랑의교회 안수집사님으로(이후 장로로 섬기다가 뉴코아 사태 터지면서 장로직분 자진 사임) 대학부 특강에서도 자주 뵈었고, 또 당시 대학부 선후배들이 매년 이랜드에 상당수 취업하고 있던터라 그들에게서 듣는 이랜드 이야기는 악한 세상속에서 신앙양심 지켜가며 사업을 하면 무조건 망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밀어줘서 ‘될 수도 있다’는 희망의 상징이었다. 사랑의교회가 한국교회에 희망이었듯이 말이다. 언제나 비참한 말로를 걷고 있는 한국교회에 ‘사랑의교회 너만은 의식있는 교회로 남아주기를...’ 바라는 마음과 똑같은 마음이 기업에서는 이랜드를 향했다.
사람을 키우는 기업, 사람한테 투자하는 기업, 결국 장사에서 마지막 남는 것은 사람임을 증명해준 기업, 사람을 소모품으로 취급하지 않는 기업, 아이디어와 창의성만 있으면 직급에 상관없이 뭔가 해볼 수 있는 장을 기꺼이 마련해주는 기업, 박봉에 한국 근로자 평균근무 시간을 훨씬 뛰어넘는 빡센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사원이 불붙어서 역동적으로 살아움직이는 기업, 이윤이 기업의 1차적인 존재 이유이기는 하지만 돈만이 가장 중요한 가치가 아님을 끊임없이 강조하는 기업, 그리고 이랜드 스피릿...
옥한흠목사님의 교회 안에서만 통하는 졸렬한 제자도를 넘어, 세상을 섬기는 제자도의 구현자들, 남대문 성도교회 대학부를 담당하던 옥한흠전도사에 의해 발굴된 박성수, 박성남, 방선기... Trio. 은혜 받은 청년들을 신학교로 유도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시 되던 시절, 삶의 현장(기업,법조,언론.. 등등)으로 인도한 옥한흠목사의 제자들이 만든 기업이 바로 E⋅Land다.

의류사업으로 시작해서 현재는 유통부문과 건설, 레저/호텔까지 그 사업영역을 넓혀가는 이랜드의 생명력은 지금도 대단하다. 외환위기를 기회삼아 M&A를 통해 더 규모로 커진 이랜드의 저력은 대단하다. 그러나 초창기 1세대들의 헌신과 눈물, 땀과 기도로 일궈진 기업이 그룹의 모양새를 갖춰갈 즈음, 이제 더 이상 순수함만을 무기삼아 내달리기에는 그룹 전체 시스템과 인력구조를 업그레이드 할 수밖에 없는 답답함이 있었을 것이다. 자체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리더십이 양산되는 놀라운 지식경영의 열매를 맛보고 있기는 했지만 거대조직을 이끌어본 임원급 인력을 외부에서 스카웃해 와서 같이 일하는 과정에 원년 멤버들과 갈등도 많았을 것이다.

2007년 비정규직 문제가 사회 이슈로 불거지면서 민주노총에서 삼성같은 거대한 기업은 건드리지도 못한 채 만만한 이랜드를 전략적인 타겟으로 삼아 공격하는 중에 결국 이랜드는 인수 2년 만에 까르푸를 포기해버린다. 까르푸는 이랜드 홈에버에서 삼성 홈플러스로 넘어가게 된다. 비정규직 문제로 몇 년을 시달리던 홈에버가 홈플러스로 바뀌는 순간, 역시 우리 관리의 삼성(참 대단해...)은 파업자들 바로 다 짜르고 가차없이 정리해버린다. 반발의 여지는 아예 싸그리 남겨놓지 않은 채로... 물론 이 과감한 홈플러스의 조치를 이랜드사태 때처럼 보도하는 언론은 없었다. 역시 언론을 장악한 삼성의 무서운 힘! 노무관리에 있어 이랜드는 삼성을 죽었다 깨어나도 따라잡지 못하나 보다. 대신 이랜드는 삼성처럼 사람 짜르고 죽이기는 방법으로는 인수한 기업을 살리는 것이 쉽지 않음을 인식하고 다시 창업정신대로 사람을 귀히 여기는 기업으로 돌아서기를 바란다.

이랜드는 가격 부풀리기로 초과이윤을 내서 성장하는 기업이 아니다. 가격은 심하다 싶을 정도로 낫게 책정하고선 제품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절감해서 이윤을 내는 기업이다. 이는 소비자에게 양질의 제품을 싸게 공급하고자하는 박성수회장의 상인정신에서 생겨난 스피릿인데, 나쁘게 보면 하청업체와 직원들의 고혈을 쥐여 짜내서 수익을 내는 방식이라고 욕먹을만 하다. 그러나 강의 중에 그가 내 뱉은 말을 잊을 수 없다.
 
박성수 회장

“여러분, 돈 버는 비결을 제가 알려드릴 테니까 잘 들으세요. 돈 버는 비법은 상대방에게 정당한 이득을 먼저 보장해주고, 그 다음 내 이윤을 챙기는 겁니다. 이렇게 하면 때로는 나한테 돌아오는 이윤이 모자라 힘들어질 때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나와 거래해서 이득을 본 상대방이 내 친구이자 미래 자산이 됩니다. 상대방을 돈벌이 대상으로만 여기지 마세요. 하나님께서 나한테 섬기라고 보낸 사람입니다. 상대방으로 하여금 돈을 벌게 해주면, 나도 돈을 벌게되어있습니다. 작은 가치도 서로 같이 나눠 먹어야지 상대에게 가야할 가치를 나혼자 독식하겠다고 덤비면 당장은 나의 이득이 확보는 되겠지만 반드시 망하게 되어 있습니다. 돈 버는 사람이 되기 전에 돈 벌어주는 사람이 되세요. 덕을 입는 사람도 좋지만 덕을 끼치는 사람이 더 좋습니다.”

이건 사도행전에 기록된 유일한 예수님의 말씀인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복있다'는 말씀의 기업판이다. 좋은 양질의 제품을 싼 가격에 공급한다. 이윤은 소비자와 생산자에게 먼저 보장하고 남은 걸 이랜드가 챙긴다... 이게 이랜드 성공의 비결이란다. 이랜드는 생산공장을 직접 갖고 있지 않다. 상품개발/기획하고 마켓팅만 담당하고 실제 생산은 외부 하청으로 돌린다. 지식정보만 갖고 생산은 외주를 주고 있는 것이다. 약간의 자본과 사람만 있으면 돌아가는 기업을 하고 있다. 점포주들한테도 본사차원에서 얼마나 꼼꼼하게 이윤을 보장해주기위해 관리해주는 지 모른다. 그래서 이랜드 관련 대리점을 하신 분들은 대부분 몇 년 운영하다가 권리금받고 넘기는 것이 아니라 거의 평생을 이랜드와 같이 하려고 하는 것이다. 이 책 두권으로 이랜드를 속속들이 알 수는 없지만 적어도 이랜드가 어떤 기업인지는 알 수 있어 적극 추천한다. 내용이 겹치는 부분도 있지만 ‘이랜드 사람들’은 절판된 책이라 구할 수 없으니 ‘이랜드 2평의 성공신화’를 읽어보기 바란다.

이나모리 가즈오, 카르마경영, 서돌

‘카르마경영’은 'CEO to CEO' 내용과 겹치는 측면이 많다. 佛者의 입장에서 불교정신에 입각해서 자신이 해본 기업운영원리를 설명한 책이다. 이 책에서 이나모리 가즈오가 젊어서 마쓰시타 고노스케와 혼다 소 이치로와 만나서 받은 인상을 기록하고 있는데, 마치 검객들이 도를 닦으면서 일합을 겨루고 한수 배우는 장면같다. 반추해볼 가치가 있는 내용이라 그대로 옮겨본다.
 
 

마쓰시타 고노스케       
‘40여년 전, 마쓰시타 고노스케의 강연을 처음 들었을 때였다. 당시 마쓰시타는 지금처럼 신격화 되기 전이었고, 나는 무명의 중소기업 경영자에 지나지 않았다. 그 때 마쓰시타는 그 유명한 ’댐식 경영‘에 관해 설명했다. “댐이 없는 하천은 큰 비가 내리면 물이 크게 넘쳐 홍수를 만들고 가뭄이 지속되면 말라버려 물 부족을 일으킨다. 그러나 댐을 만들어 물을 저장하면 날씨나 환경에 좌우되지 않고, 수량을 항상 일정하게 조절할 수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경영도 호경기 일수록 불경기를 대비하는 여유로운 경영을 해야한다.” 마쓰시타의 강의를 듣던 수백명의 중소기업 경영자들이 그를 비난했다. 강연회장은 사람들의 불만으로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뒤쪽에 앉아있던 사람들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그럴 여유가 없으니까 다들 매일 진땀 빼면서 악전고투를 하고 있는거 아냐? 여유가 있으면 누가 그렇게 힘들게 일해? 우리가 듣고 싶은 건 ’어떻게 하면 댐을 만들 수 있는가?‘하는 거라고.. 새삼스레 댐의 소중함에 대해 지껄여봐야 무슨 소용있나고!’ 급기야 강의가 끝나고 질의응답 시간에, 한 남자가 일어나 ”물론 댐식 경영을 할 수 있다면 더없이 좋겠죠. 그러나 현실에서는 불가능합니다. 한달한달 그달을 넘기기도 힘든 상황인데, 어떻게 댐을 만듭니까? 댐을 만들어야 된다고만 말씀하시지 마시고, 댐 만드는 비법을 좀 알려주세요!“ 이 질문을 받고 마쓰시타는 그 온화한 얼굴에 쓴웃음을 지으며 잠깐 동안 침묵했다. 그 후 그는 천천히 더듬더듬 이렇게 대답했다. ”그런 방법은 저도 모릅니다. 모르지만, 댐을 만들려는 생각이 없으면 안됩니다.“ 이번에는 강연회장이 비웃음으로 가득 찼다. 마쓰시타의 말이 대답이 되지 않았다고 생각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실망을 한 것 같았다. 그러나 나는 실소를 짓지도 실망을 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온몸에 전류가 흐르는 듯한 커다란 충격을 받고 망연함에 얼굴빛이 변할 정도였다. 마쓰시타의 그 말은 나에게 아주 중요한 진리를 알려주었기 때문이었다. ‘생각이 없으면 안됩니다.’ 마쓰시타의 이 말은 내게 ‘먼저 생각’하는 것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었다. 댐을 만드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므로, ‘이렇게 하면 된다’라고 일률적으로 가르쳐 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우선 댐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은 반드시 해야 한다. 그 생각이 모든 것의 시작이다. 마쓰시타는 그렇게 말하고 싶었던 것이리라.(pp.42-43)
 

혼다 소 이치로       
막 회사를 창립하고 정신이 없을 때였다. 나는 혼다를 창업한 혼다 소이치로가 강연자로 나오는 경영세미나에 참가했다. 고명한 경영자의 이야기를 한번 들어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온천여관을 통째로 빌려 2박3일의 일정으로 진행되는 세미나여서 참가비용이 1만엔이나 들었다. 당시로서는 매우 큰 돈이었다. 나는 혼다의 얼굴을 보고 그의 말을 듣고 싶다는 생각에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참가하기로 했다. 세미나 당일에 참가자들은 온천에 들어가 유카타(浴衣:귀족들이 목욕한 후에 입는 옷)로 갈아입고 넓은 방에 앉아 혼다가 오기를 기다렸다. 드디어 혼다가 나타났는데 하마마쓰(浜松)공장에서 곧바로 오는 길인지 기름때 묻은 작업복 차림이었다. 그는 입을 열자마자 우리에게 이렇게 호통을 쳤다.
“여러분은 도대체 왜 여기에 오셨습니까? 경영 공부를 하기 위해 온 것 같은데, 이런 것을 할 시간이 있으면 당장 회사로 돌아가서 일이나 하십시오. 온천에 들어가 몸을 불리고, 먹고 싶은거 먹고 마시면서 어떻게 경영 수업을 할 수 있겠습니까? 나는 그 어느 누구에게도 경영에 대해 배운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이렇게 회사를 경영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건 제가 현장을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이요! 여러분들이 할 일은 단 하나입니다. 얼른 회사로 돌아가 자기 업무에 힘을 쏟으시오”
혼다 소이치로는 우리를 ‘비싼 참가비를 내는 바보들’이라며 독설을 퍼부었다. 사람들은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나는 혼다의 그런 모습을 보고 더 큰 매력을 느꼈다. 혼다는 탁상공론이 얼마나 바보스러운 것인가를 우리에게 가르쳐준 것이다. 수영을 배우려면 물에 들어가야 한다. 책상 위에서 공부만 해서는 헤엄을 칠 수 없다. 현장에서 땀 흘리지 앟는 한 경영은 배울 수 없는 것이다. 직접 몸을 던져 몸소 체험한 것이야말로 가장 귀중한 재산이 된다는 사실을 기억하라.(pp.108-109)

이나모리 가즈오, ‘CEO to CEO', 한국경제신문

이나모리 가즈오(稻盛和夫) 교세라 설립자

서양을 이해하려면 동양에서 가장 먼저 서양문물을 받아들여 부국강병을 이룬 일본을 연구하지 않고는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분석/예측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일본은 동양의 산업화라는 흐름에 언제나 첨병역할을 감당했다. 미국 경영을 무작정 받아들이는 것의 한계를 극복하려면 결국 일본식 경영의 장단점을 파악하는게 첫작업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일본식 경영을 알기위해 반드시 통과해야하는 세사람이 있다. 일본에서 존경받는 3대 기업가 마쓰시타 고노스케(松下幸之助), 혼다 소 이치로(本田宗一郎), 그리고 이나모리 가즈오(稻盛和夫)다. 마쓰시다 고노스케를 제일 먼저 알게되어 관련서적을 탐독했다. 다음이 혼다 소 이치로인데, 혼다는 사업가 중에 奇人으로 치부되는데 관련 서적이 한국에 거의 출판된게 없다. 그리고 혼다는 책을 쓰지도 않는다. 일단 그래서 나는 혼다는 뒤로 미뤄놓고 이나모리 가즈오로 바로 건너뛰었다. 이나모리 가즈오는 엔지니어 출신이다. 이차대전 후 한국전쟁이라는 特需를 통해 산업화에 박차를 가하던 당시 일본상황에서 지인들의 도움과 투자로 일본의 古都 京都에서 교토세라믹이라는 기업을 창업했다. 이후 이 기업은 인공보석, 통신 등 다른 사업분야로 기업이확장되면서 교세라(京セラ:원래는 교토세라믹이었는데 줄여서 교세라로 지칭하게 됨)로 개명했다. 본서는 이나모리 교세라 회장의 자서전적 성격을 띄고 있다.
 

이나모리 가즈오, ‘CEO to CEO', 한국경제신문

이나모리는 대학졸업후 지도교수의 추천으로 소후공업에 취업한다. 회사가 휘청거리는 상황을 지켜보며 묵묵히 제품개발에 몰두하던 시절 그를 돕던 특수자기과의 홍일점 여직원이 있었는데 훗날 반려자가 된다. 이 여인의 이름은 아사코인데 부친은 스기나와 나가하루(본명은 우장춘)박사로 동경대 농학과 출신의 식물육종 분야 전문가였다. 이차대전후 조국 한국으로 돌아가 피폐해진 농촌을 살리는데 힘을 쏟아 ‘한국 근대농업의 아버지’로 불렸다. 이나모리 가즈오는 우장춘박사의 넷째 사위다.
교토세라믹 창업 후, 일은 엄청 많은데 이에 반해 회사 복지대책은 전무한 상태에서 직원들이 단체행동을 하게 된다. 이나모리는 이들을 사흘 동안 각개전투로 만나 설득하면서 ‘회사여건이 조금만 좋아지면 임금인상은 당연한 것이다. 만약 내가 너를 배반한다면 나를 네 마음대로 해라. 네 손에 죽어도 좋다.’고 까지 말해서 마지막에 남은 직원이 이나모리의 손을 잡고 우는 사건도 있었다. 이나모리 가즈오는 이날 밤을 겪으면서 ‘경영의 가장 기본적인 목적은 종업원과 그 가족의 미래를 지켜주고 모든 사람의 행복을 추구해야 한다.’고 뼈저리게 각오를 다졌다고 한다.
이나모리는 ‘동지’나 ‘동료’라는 말을 자주 쓴다. 교세라는 일반 기업과 달리 이나모리를 중심으로 8명의 동지가 모여 각자 모을 수 있는 자금을 투자해 주주로 참여시켜 설립된 회사라서 사내 인간관계가 경영자와 종업원이라는 종적관계가 아니라 파트너쉽의 횡적 관계로 뿌리내린 기업이다. 10-20명의 소규모집단은 강한 일체감을 보이는데 이나모리는 이 때부터 모든 공정과 부서를 공정별, 제품별로 몇 개의 작은 조직으로 나누고 하나의 중소기업처럼 스스로 경영을 맡겨 독립채산제로 운용하는 방법론을 택했다. 각 조직이 환경변화에 적응해 자기증식을 하도록 했기 때문에 ‘아메바조직’이라 이름 붙이고 이는 교세라만의 독특한 기업문화이자 조직론이 된다.
각 부서와 조직이 독립채산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자칫하면 ‘부서 이기주의’가 득세해서 내부 경쟁으로 회사가 얼마든지 붕괴될 수 있는 위험도 높다. 그래서 각 아메바는 상대방의 일을 배려하면서 정정당당하게 경쟁하는 것이 중요한데 교세라의 철학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남을 배려하고 도와주려는 마음’이다.
통상 일반 기업에서는 술마시고 한바탕 시끌벅적하게 노는 회식이 있는 반면에, 교세라는 ‘다과회’라는 모임을 통해 간단히 술한잔 하고 식사를 하면서 일하면서 느끼는 어려움이나 일하는 방법, 경우에 따라서는 인생론까지 무엇이라고 의견을 주고받는 살아있는 모임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1968년 중소기업연구센터의 수상자로 선정되서 상금 100만엔을 받았는데, 이는 전사원들이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하여 이나모리는 전사원에게 푸짐하게 음식을 돌리고 몇차례 회식도 했다. 몇 년 뒤 수상 회사의 모임에서 상금을 어떻게 섰는지가 화제가 되었는데, 연구개발에 썼다는 회사가 대부분이었다. 이나모리는 ‘모든 사람들의 수고로 받은 상금이니 그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축배를 들며 먹고 마시는데 모두 써버렸다고’ 솔식하게 고백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1972년에는 전년도 월평균 매출이 5-6억엔이었는데, 9억엔 이상을 올리면 홍콩으로 전사원들이 해외여행을 간다고 선언했다. 실제로 9억 8000만엔 매출을 올리자, 1973년 1월 1300명 직원 전체를 데리고 전세기편으로 홍콩여행을 다녀왔다. 이나모리 회장은 ‘전원참가’가 회사의 신조라고 하면서, 청소하는 아주머니에서 사장까지 상하구별 없이 해외여행에 함께했는데, 73년 당시로서는 해외에 나가본 경험이 없는 사람이 대부분이라 굉장히 파격적인 조치였다.
교세라는 주로 M&A를 통해 사업을 확장해온 기업이라고 말하는데, 이나모리 회장은 이에 대해 ‘어떠한 경우에도 우리가 나서서 기업을 인수합병한 일은 없다. 회사를 맡아달라고 부탁을 받고, 상대회사 직원들을 도와주어야겠다는 생각에서 나섰던 것 뿐이다’고 말한다.
실제로 프린트복사기업체 부도직전의 미타를, 통신업체를, 네트워크회사를 인수해 본궤도에 올려놓는 저력을 발휘한다.
이나모리 회장은 65세에 위암 수술을 받고, 출가를 하게 된다. 그는 이미 기업을 하면서 수도승같은 인격도야를 하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의 자기고백과 인생사 이야기를 들으면서 기업가라기 보다는 철학자같은 느낌을 받았다. 이는 프랑수와 미슐렝의 책 ‘우리가 못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를 읽으면서도 받은 느낌이다. 미슐렝은 미쉐린 타이어회사를 설립한 회장인데 그의 자서전적인 책도 읽어보면 이건 뭐 기업인이 아니라 프랑스 철학을 전파하는 사상가같다. 미슐렝 얘기는 나중에 다시 올리겠다.
아무튼 이나모리 가즈오, 일본에서 겉과 속이 같은 사람, 무슨 말을 하더라도 신뢰할 수 있는 기업가, 돈을 벌어 성공한 사람이기 이전에 존경받는 기업가, 집요한 엔지니어 출신, 사람을 키울 줄 아는 사람, 그리고 자신이 가진 돈과 지식과 경험을 나눠주는 것을 평생의 업으로 살아온 사람이다. 마쓰시타 고노스케도 혼다 소이치로도 이미 망자가 되어 버린 상황에서 현재 생존해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이나모리 가즈오는 일본 경영계에 살아있는 신화이자 양심이다.

2016년 7월 7일 목요일

다니자와 에이치, ‘번영을 위한 지혜’, 고려원

다니자와 에이치, ‘번영을 위한 지혜’, 고려원

하루는 직원이 마쓰시타 고노스케 사장에게 물었다.
‘사장님의 성공요인을 무엇입니까?’
잠시 생각을 하던 마쓰시타가 말한다.
‘나의 성공요인은 세 가지네?’
‘그게 무엇입니까?’
‘가난, 病弱, 無學’
‘네? 그건 사람들이 자신을 비관할 때나 쓰는 실패요인 같은데요...’
‘나는 가난했기 때문에 성실이라는 것을 배웠네.
또 어려서부터 병약했기 때문에 건강의 중요성을 깨달았지
그리고 학벌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언제나 누구한테나 뭐든지 열심히 배우고자 했네
그래서 이 세가지가 나의 성공요인일세‘
이 일화만으로도 松下幸之助(마쓰시타 고노스케)의 깊이를 짐작할 수 있다. 본서는 마쓰시타가 직접 쓴 책은 아니다. 谷澤 永一(다니자와 에이치)라는 교수 겸 사회평론가가 마쓰시타가 남긴 책들에서 중요한 부분만 발췌한 후 자신의 해석을 덧붙여 풀어쓴 책이다. 물론 지금은 절판되었다. 다니자와의 마쓰시타 인물평이 머리말이 기록되어 있어 소개한다. ‘마쓰시타는 결코 어렵고 복잡한 말로 표현하는 법이 없다. 그는 진실은 간단명료하다는 신념을 가지고 직접 몸으로 현장경험을 통해 체득한 지혜를 아주 평범한 말로 풀어낸다. 그러기에 전하는 의견의 내용에 관심을 둘 뿐, 사람들의 평판에도 자기 자랑에도 관심이 없다.’ 나도 이 책을 읽으면서 ‘인생과 세상과 사건의 본질을 꿰뚫어보는 어르신의 지혜를 배우는 수업시간’같은 느낌이었다.
별표 치면서 읽은 내용 하나만 소개해보자.
“공로가 있는 사람에게는 보너스를 주라. 공로가 있다고 해서 지위를 부여해서는 안된다. 자리를 내줄 때는 그 지위에 상응하는 식견이 있어야 한다. 공로가 있다고 해서 식견이 없는 사람에게 지위를 부여하는 것은 국가 붕괴의 근원이 된다.” 西鄕隆盛(사이고 다카모리)가 한 말이다. 國政에 관한 말이지만, 회사나 단체에도 마찬기지로 적용되는 말이 아닐까? - 마쓰시타 고노스케
개국공신이나 창업공신, 개척멤버에게 땅이나 돈으로 보너스를 주라는 뜻일 것이다. 대신 자리/직위는 절대 Insentive로 사용되어서는 안된다. 물론 그 직위를 수행할 능력이 있으면 상관없지만 대부분 같이 고생한 멤버들은 ‘지분(?)’을 요구하기 때문에 용량이 안되는 사람에게 리더십을 부여하는 일이 벌어진다. 승리한 후 '자리 나눠먹기‘식 인사를 하게 되면, 적재가 적소로 가는 효율적인 인력 배치가 힘들어짐을 지적한 뼈아픈 가르침이다. 목회를 하면서도 마찬가지다. 리더십의 용량은 되지 않으나 열심인 분들이 많다. 그런 분들한테는 차라리 식사 한번 대접하고, 마음을 담은 선물을 드리는 것이 낫지, 교회 리더나 장로 등 직분을 주어서는 절대 안된다. 열심이 있되 그에 걸맞는 용량이 되어야 리더십을 부여하지 열심만 있는 사람에게 검증해보지 않고 리더십을 부여하는 건 정말이지 위험하다. 교회 내에서 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할 때, 훈련생 선발에 일단 먼저 신중을 기해야 한다. 하지만 훈련과정을 다 이수했다 하더라도 무조건 리더로 선다는 생각을 갖지 않도록 처음부터 인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훈련하다보면 참 귀한 분이긴 한데 한 부서나 소그룹을 책임지고 영혼들을 섬기기에는 적당하지 않은 분들이 더러 있다. 리더로 세우지 않으면 시험들 것 같아서 세웠다가는 그 리더에게 맡겨진 여러 영혼이 죽어나가는 것을 보았다. 당장은 그 분의 위신을 세워준 것 같지만 장기적으로는 리더로 선 그 분 자신이 힘들어하다 나가떨어진다. 같이 죽는 것이다. 이런 일련의 경험을 통해 뼈저리게 배운 교훈이다. 마지막으로 한번 세운 사람에 대해서는 왠만하면 끝까지 믿어주고 키워주고 기다려야 된다. 사람은 소모품이 아니기에 아무나 세우지도 말되, 쉽게 갈아치워서도 안된다. 그래서 나는 사이고 다카모리와 마쓰시타 고노스케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최악의 경우, 선발과정에서 아무나 막~ 뽑아놓구선, 리더 세울 때 싫은 소리 못하겠다고 다 세운다. 결국 적재가 적소에 배치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교회에 무리가 일어난다. 그 때 사람을 훈련하고 세운 그 목사가 책임을 져야 되는데 ’나 몰라라..‘하고 있다가 휙~ 다른 곳(다른 사역분야나 부서, 교구, 심지어는 다른 교회)으로 가버린다. 결국 남은 사람만 죽을 지경이 된다. 다음을 생각하지 않고 자기가 있을 때만 돌리면 된다는 생각으로 사람들을 소모품으로 취급하여 진액을 왕창 빨아먹고 자기는 조직에서 인정받아 ’뜨고‘ 다음은 어떻게 되든지 말든지 도망가버리는 무책임한 리더들이 의외로 많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Max Gallo 著, '나폴레옹 2권-戰場의 神', 문학동네

Max Gallo 著, '나폴레옹 2권-戰場의 神', 문학동네
Max Gallo의 책 순서를 따라 나폴레옹 시리즈 7편의 글을 구상하고 있다. 오늘은 그 두번째 편이다.

Roma 판테온 입구에서... (PanTheon의 건물구조와 그 내부의 아름다움에 대해서는 나중에 '내가 가본 곳'에 로마편을 쓰면서 언급할 예정이다.)

2권은 이집트원정 이야기로 시작된다. 나폴레옹이 이집트를 처들어가면서 펼쳤던 정책은 Pan-theon정신이다. 로마에 가면 판테온이라 불리는 萬神殿이 있다. 로마는 유럽전역을 점령하면서 각 지역에 있는 신들을 전부 인정했다. 종교적 탄압이 아니라 모든 종교를 인정하는 방식으로 피식민지인들의 불만을 최소화 했다. 오히려 로마제국에 점령당했다는 피해의식을 줄여보고자 저마다 각 민족과 그 민족 나름의 종교생활을 권장하기까지 했다. 그 정신이 그대로 남아 있는 유적이 로마 판테온이다. 판테온은 말그대로 만신전, 즉 온갖 신들을 전부다 모신 사당이다. 로마제국 전역의 각 지역 신들 모두에게 일년 내내 돌아가면서 제사를 드리던 곳이다. 판테온은 다양한 로마제국 내의 여러 종교를 인정하는 방식으로 통합하고자 하는 정신이 극명하게 반영된 건축물이다. 나폴레옹은 국가를 구상하면서 철저히 로마제국은 벤치마킹한다. 나폴레옹이 이집트로 진군하면서 내건 포고문을 그대로 옮겨본다.
 
"병사들이여! 그대들은 정복을 시도하고 있다. 이번 정복이 세계의 문명과 교역에 끼치는 영향은 이루 말할 수 없다. ... 운명은 우리 편이다. 우리와 함께 살게 될 민중은 마호메트 교도들이다. 그들은 ‘오직 하나의 신만이 있다. 마호메트가 그 예언자다’ 라고 믿고 있다. 그들을 윽박지르지 말라. 유태인과 이탈리아인들을 대했던 것처럼, 그들을 대하라. 랍비나 주교를 대하듯이, 그들의 무프티(이슬람 법률의 권위자)나 이맘(이슬람의 정신적 지도자들)을 대하라. 코란에 따른 제식이나 모스크에 대하여, 카톨릭 수도원이나 유대교 회당을 대할 때와 똑같이 관용을 배풀라. 로마군단은 모든 종교를 보호하였다. 그대들은 여기서 유럽과 다른 풍습을 발견할 것이다. 그것에 익숙해져야 한다."
 
나폴레옹 이집트 원정 당시 지도
      
나폴레옹은 자기 군대가 이집트인들의 종교와 문화를 무시하지 않는 태도를 견지함으로 점령지 주민들의 반발을 최소화한다. 심지어는 나폴레옹은 이집트 점령 후, 튜닉복장에 터번을 두르고 나다니기도 했다. 나폴레옹의 복장을 본 부관들은 비명을 질렀지만, 이집트 사람들에게는 나폴레옹에 대한 반감이 줄어드는데 기여를 했다. 나폴레옹은 이렇듯 통치를 위해서라면 무슨 짓을 해야하는지 너무나 군중들의 심리를 잘 아는 여론조작의 귀재였다. 게다가 이집트의 부패하고 군림하는 지도층은 철저히 몰아냄과 동시에 기존계급을 타파하고 제국내 모든 사람들의 평등을 외침으로 민중들의 저항을 잠재웠다. 처들어간 곳마다 민중의 주권을 인정하면서 우호적인 자치정부(위성정권)를 수립함으로 간접통치 형식을 취한 것도 저항을 줄이는데 일조한 정책이다. 이집트에서는 이전에 있던 아랍 민병대를 경찰로 재조직하여 질서를 유지한다. 이 모든 것이 철저히 로마방식이다. 여담이지만 미국 또한 건국 초기 지도자들이 미국을 건국하면서 벤치마킹한 나라가 바로 로마다. 2006년 현재 미국은 점점 제국의 정책과 입장을 표방하고 있다.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 아메리카 제국...
      
Egyptology(이집트학)을 연구하기 위한 최적의 연구장소가 어디인지 아는가? 이집트 카이로와 영국 런던과 프랑스 빠리다. 카이로는 이집트 수도다. 그러나 이집트의 관한 대부분의 유물과 문헌, 자료들은 전부 런던과 빠리에 있다. 이 어찌된 일인가? 사연은 이러하다. 18세기 대영제국시절 영국은 축척된 막대한 부와 권력을 이용해 이집트의 문물을 돈주고 사거나 아니면 훔쳐오는 방식으로 전부 런던으로 옮겨온 것이다. 영국처럼 프랑스도 나폴레옹이 이집트원정 당시 들고온(뺐아온?) 이집트 자료와 문물과 규모가 상상을 초월하는 정도였다고 한다. 이 모든 이집트 자료들이 파리에 있다. 나폴레옹은 이집트와 팔레스타인에 관한 애정이 있었다. 그 지역과 역사를 연구하기 원했고 많은 역사적 자료들을 조사하기 원했다. 나폴레옹은 이집트 원정 당시 군대만 조직한 것이 아니라, 백여명 이상의 이집트학 전문가들을 대동하고 처들어갔다(이들을 중심으로 ‘카이로 학사원’이 설립된다). 왠만한 유물들은 전부 배로 실어왔다. 파리에 가보면 뾰족한 오벨리스크들이 광장마다 설치되어 있다. 전부 나폴레옹이 들고온 것을 파리 시민들을 위해 설치해놓은 것이다. 이것 또한 역사와 문물을 사랑하는 인물임을 공표하고자 하는 자기 과시욕의 일환은 아니었을까? 아무튼 나폴레옹에 의해 이집트의 역사와 문명에 관한 연구는 급진전된 것이 사실이다.
 
파리 콩코드 광장에 우뚯 세워진 오벨리스크... 전부 나폴레옹이 이집트에서 쌔벼온거다. 알렉산드리아를 하루만에 접수한 나폴레옹은 이집트와 팔레스타인, 터키 투르크군대까지 괴멸시킨다. 그러나 이 와중에 그의 발목을 잡는 사건이 생긴다. 바로 바다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영국 넬슨에게 뒤통수를 맞은 것이다. 그러나 전세를 뒤집기에는 이미 분깃점을 넘어선 시점이라 군수품 보급과 병력보충의 바닷길로 막히는 타격을 입기는 했지만, 나폴레옹은 이집트 원정을 성공리에 마무리하고 마침내 프랑스로 개선한다. 프랑스 사람들의 환호와 반응은 폭발적이다. 나폴레옹의 인기는 상종가를 쳤고, 당시 프랑스 정치인들의 인기는 바닥을 쳤다. 프랑스 민중들은 나폴레옹을 그들의 지도자로 요구하기 시작한다. Timing의 귀재인 나폴레옹이 이런 분위기를 놓칠리가 있겠는가? 나폴레옹은 빨리 움직여야 했다. 이탈리아 원정에서 돌아왔을 때, 그는 파리 권력핵심에 들어갈 것이라 믿었지만 그의 인기를 부담스러워하는 귀족과 정치인들에 의해나폴레옹은 끊임없이 견제당해, 결국 그는 권력의 핵심에서 밀려난 경험이 있다. 대중들의 환호와 함성은 언제 변할지 모른다. 대중의 열광을 빨리 현실에 반영하고, 감정에 치우진 그들의 지지를 조직화해야한다. 나폴레옹은 시에예스, 푸셰, 탈레랑(       
이들은 전부 사제출신이다. 나폴레옹은 이들 셋을 ‘사제 출신 삼각편대’라 불렀다. 요즘 직책으로 설명하자먼 시에예스는 비서실장, 푸셰는 정보부장/내무장관, 탈레랑은 외교부장/외무장관의 역할을 담당한 나폴레옹 최측근 핵심 참모들이다. 이들이 전부 사제출신이라... 목회자 출신 정치지도자...ㅎㅎ 권력지향적인 목회자들과는 질이 다른 정말 똘똘하고 실력있는 참모들이었다.)
의 머리를 빌려서 군중들의 열광적인 인기를 조직화/정치세력화 한다. 그다음엔 군부 내에 핵심인사들을 포섭하기 시작했다. 적어도 유사시에 자기한테 적대적인 반응만은 막아야했다. 당시 17사단을 지휘하고 있었고, 수도 파리의 병력과 총재정부의 국민방위군을 대표하는 인물이었던 르페브르 장군을 자기 편으로 만들었다. 군대와 민중의 지지를 압도적으로 받고 있는 나폴레옹을 원로원과 귀족, 정치인들이 깔아뭉개기에는 이미 시기를 놓친 것이다. 시간은 나폴레옹의 편이었다. 원로원의 가결로 드디어 나폴레옹은 프랑스 전군의 합법적 대표자가 되었다. 그는 군사 쿠테타를 원하진 않았다. 폭력이 난무하고 체포와 구금이 동원되는 강제적인 쿠테타는 피하고자 했다. 군중들 사이에 나도는 나폴레옹의 인물평처럼 그는 ‘상식적인 인간 나폴레옹’이 되고 싶었다. "전투 없는 승리가 최상의 승리다. 위협만 가해도 이길 수 있는데 왜 폭력을 쓴단 말인가?" 이것이 나폴레옹의 생각이었다. 나폴레옹은 민중들의 절대적 지지를 등에 업고 무혈 정권장악을 이룬다. 1799년 11월 9일 드디어 나폴레옹은 총재정부를 몰아내고 세명의 임시통령 가운데 한 사람으로 선택된다. 군총사령관, 원로원과 입법부를 장악하고, 여론을 등에 없고 프랑스 권력의 정점에 오른 것이다. 이 때가 그의 나이 30세 때다. 12월 14일 제1통령으로 취임하여 권력을 잡은 후, 나폴레옹은 공화정 정신에 입각해 권력을 민중들에게 돌려주고, 국민들의 손에 의해 직접 지도자를 뽑을 수 있도록 모든 정치제도를 대대적으로 뜯어고친 새로운 헌법을 제정하여 국민투표에 붙인다. 나폴레옹의 새헌법은 12월 14일 찬성:3,011,007표, 반대:1,562표로 가결되어 공포되었다.
나폴레옹은 1800년 1월 16일 비밀 자문회의의 조언을 따라 73개의 신문 중 60개를 폐간하여 언론을 장악한다. 12.12 쿠테타로 권력을 잡은 전두환 보안사령관이 1980년 신문사 방송국을 장악하고, 이후 허문도의 주도로 언론통폐합을 추진한 방식과 동일하다. 1월 18일에는 프랑스 은행을 설립하고 국가재정을 장악한다. 정권을 잡은 후 3-4달 만에 군사조직, 정치제도, 법령정비, 민심안정, 경제상황을 순식간에 전부 해치운 것이다. 권력찬탈의 쿠테타로 보기에는 너무나 치밀한 밑그림을 가진 준비된 정권교체였다.
 
Paul Delaroche, Napoleon Crossing the Alps, 1848.
2003년 가을 루브르박물관에서 나폴레옹이 알프스를 넘는 그림을 찾았다. 직접 찍었는데 영~ 상태는 별로다. 
      
나폴레옹이 알프스를 넘은 그림은 Paul Delaroche의 그림보다는 아래의 David의 그림이 더 유명하다.
 
Napoleon Crossing the Alps painting by Jacques-Louis David
 
그해 늦 봄 5월, 이탈리아를 다시 회복하기 위해 오스트리아를 상대로 전쟁을 일으킨다. 그 유명한 알프스를 넘어 진군한 전쟁이다. 밀라노에 입성한 후, 몬테벨로/마렝고/호엔린덴 전투에서 오스트리아군을 격파한다. 그 결과로 1801년 2월 9일 오스트리아와 뤼네빌 평화조약을 체결하고 명실상부한 유럽의 절대강자로 군림하게 된다. 1801년 러시아와 평화조약을 조인하고, 교황 비오7세와는 정교협약을 맺음으로 정치와 종교의 안정을 동시에 꾀하며 평화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이 여세를 몰아 1802년 이탈리아 공화국의 대통령을 겸직하고, 8월에는 종신통령에 취임한다. 1803년 2월 이탈리아 영토인 엘바섬과 피에몬테를 프랑스 영토에 병합하고, 스위스를 종속시켜며, 독일에서의 절대권력 출현을 막기 위해 독일 영토를 지맘대로 재편한다.

Max Gallo 著, '나폴레옹 1권-출발의 노래', 문학동네

Max Gallo
      
대학교수, 저널리스트, 국회의원, 정부 대변인, 역사학자, 소설가... 유럽 근현대사를 두루 섭렵한 그가 현실 정치를 떠나 한 인물에 대한 역사소설을 쓰기로 결심한다. 바로 나폴레옹이다. 유럽 좌파 지식인이라면 나폴레옹을 ‘프랑스 대혁명의 난세를 이용해서 권력을 잡은 시대의 전쟁광’으로 치부한다. 그러나 막스 갈로는 그의 정치적 스펙트럼이 좌파이면서도 나폴레옹을 긍정적으로 그리고 있다. 막스 갈로의 글에는 나폴레옹에 대한 애정이 배어있다.
나는 역사 소설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 차라리 당시 서신이나 보고서등을 근거로한 역사책을 읽고 말지, 소설은 별로다. 너무 상상력을 동원한 나머지 역사에 없는 얘기를 실제로 있었던 것처럼 떠드는 역사가인척 하는 소설가들이 탐탁지 않아서 그렇다.
그러나 막스 갈로는 뭔가 좀 다른 소설가이다. 나폴레옹 5권을 읽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막스 갈로... 편집증 환자처럼 보인다. 나폴레옹 소설을 쓰기위해 유럽에 산재해 있는 나폴레옹 관련 자료는 거의 다 읽은 것 같다. 나도 나폴레옹 관련 역사서를 몇권 읽은 터라, 막스 갈로가 얼마나 사실과 자료에 근거해 소설을 썼는지 극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본 소설은 한 인물에 대한 재밌있게 각색한 소설이라기 보다는 ‘이야기로 풀어쓴 역사 전기물’쯤으로 봐야 할 듯 싶다.
 
Max Gallo 著, '나폴레옹 1권-출발의 노래', 문학동네
 
2003년 가을 파리를 여행하다가 소로본느를 지나 시떼섬쪽으로 옮겨가는 길에 세느강변에서 좌판 헌책방을 만났다. 막스 갈로의 책을 발견하고는 울매나 반갑든지 한장 찍어봤다.
 
1권 책표지로 쓰였던 나폴레옹 초상화를 루부르박물관에서 찾기는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1769년 8월 15일 이태리 반도 왼쪽, 니스 아랫쪽 Corsica섬 Ajaccio에서 태어났다. 나폴레옹이 태어나기 전 코르시카는 프랑스에 점령당한 상태였다. 프랑크족도 아닌 코르시카 이방인이 프랑스 황제로 등극한 것은 정말이지 대단한 일이다. 나폴레옹은 코르시카에서 이탈리아어를 사용하다 오탱 신학교에서 3개월만에 불어를 왠만큼 정복했다. 아버지가 코르시카 귀족가문 출신이라 나폴레옹은 브리엔 왕립군사학교에 들어가게 된다. 이후에 입학한 파리 사관학교 포병대생활 중에 나폴레옹은 왕성한 지식욕을 채우며 냉철한 지성과 상황판단력, 강인한 체력, 불굴의 의지를 기른다. 작은 키의 컴플렉스는 더이상 그의 의지를 꺽을 수 없었다. 건전한 자아상과 자신감이 넘치는 인물로 자라고 있었다. 나폴레옹이 프랑스 귀족출신이었다면 아마도 당시 귀족정치와 군주정을 옹호하려 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미 점령지 경험 속에서 자란 몰락한 집안 출신이라는 핸디캡이 그로 하여금 신분이 아니라 실력에 의한 사회지위 획득을 지지하게 만든다. 실제로 나폴레옹은 프랑스 대혁명이 무너뜨린 귀족정치를 옹호하며 쿠테타를 일으켜 민심수습에 성공하게 된다. 이후 실력있는 사람이라면 출신지역과 출신성분에 관계없이 등용한다. 이런 인재등용이 나폴레옹 주변에 탁월한 참모들이 몰려들게 만든 계기기 된다.
나폴레옹은 ‘프랑스 대혁명’의 아들이다. 혁명의 장구한 역사적 흐름 속에서 그 혼란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권력을 잡게된 인물이다. 1789년 유럽의 기존 질서를 완전히 뒤집어 엎는 사건이 일어난다. ‘민중혁명’이다. 루이16세와 귀족들을 몰아내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고자 했다. 군주정이 무너지고 공화정이 수립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기존 질서(앙시앙 레짐:구체제)는 무너졌지만 새로운 질서를 세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프랑스 혁명기간동안 나폴레옹은 고향 코르시카에서 인정받는 프랑스군 장교로 승승장구하게 된다. 기존 정치질서에 신물을 느끼며 혁명군을 지지한 나폴레옹은 툴롱에서 일어난 반혁명 봉기를 진압한 공적으로 여단장에 임명되었다가 1794년 이탈리아 원정군 포병사령관에 취임, 1796년 혁명정부에 의해 이탈리아 관할군 총사령관으로 임명된다. 로디..아르콜레..리볼리 전투를 치르면서 이탈리아를 점령한 프랑스 혁명군... 이탈리아 민중들은 나폴레옹의 점령을 순순히 받아 들인다. 나폴레옹은 이탈리아 귀족정을 붕괴시키며 민중들의 억압을 해방하기 위해 원정왔다는 것을 홍보하면서 점령군이 아니라 해방군으로 이탈리아를 장악한다. 이탈리아를 점령하자 마자 법제를 정비하고, 치안을 유지하며, 기가막히게 빠른 시간 내로 사회 안정을 회복한다. 밀라노로 입정한 후 그의 입에서 구술되는 문장이 바로 헌법으로 기록 작성되어 법제화 된다. 한 사람의 머리로 공화국 하나를 건국해 내는 과정을 읽다보면... 이거 인간 맞아? 하는 생각이 든다. 이미 나폴레옹은 로마법과 역사의 흐름, 리더십, 군사 전략과 전술, 민심수습방안, 조직을 통한 국가 장악에 대한 탁월한 실력을 마스터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탈리아 원정을 성공리에 마무리한 나폴레옹은 국민의 영웅으로 파리로 개선하게 된다. 1789년 그는 다시 이집트 원정군 총사령관으로 임명되어 이집트로 향한다.
나폴레옹이 이집트 동방원정을 위해 전초기지로 삼기위해 몰타를 정복하는 과정에 전투 한번 없이 무혈입성한 후, 몰타를 접수해버린다. 그 과정을 묘사한 내용을 그대로 옮겨본다.
      
< 그는 섬의 행정체계를 재조직하고, 그에 따르는 법전과 법령을 구술했다. 궁전의 중앙홀을 둘러보며 구술을 계속하던 그는 기사들의 紋章(문장) 앞에서 잠시 구술을 중단하고 생각에 잠겼다. 몇세기가 걸려 세운 이 나라를, 그는 단 몇 시간 만에 완전히 다른 국가로 만들었다. 그리고 열여섯 개의 항목으로 섬의 모든 행정을 정착시키고 귀족제도도 없앴다. 몇 세기를 지속해 온 모든 것을, 단 몇시간 만에 뒤집은 것이다. 그는 자신을 관찰하는 참모들의 시선을 느끼고 있었다. 그에 대한 경탄과 존경심으로 몸이 얼어붙은 그들의 시선을... 그리고 포고문을 발표한다. ”       
몰타섬의 주민들은 이제 프랑스 시민이며 공화국의 일원이다... 인간은 출생의 우연에 모든 것이 좌우되는 것이 아니다. 각자의 장점과 재능에 따라 운명을 개척할 수 있다.... >
 
나폴레옹은 항상 이런 식이다. 나폴레옹이 점령지를 쉽게 장악할 수 있었던 첫번째 이유는 기존계급질서 염증을 느끼고 있는 주민들에게 ‘태어나면서 부터 결정되버리는 운명같은 신분’에 대한 해방을 선언함으로, 점령지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민중들의 호감을 산데 있다. 이는 나폴레옹인 군주정을 타파하고 공화정을 지지하는 발언이다. 프랑스 혁명이 만든 ‘공화정(국민투표로 선출된 대표가 통치하는 제도)’사상은 중세 봉건제와 근세 군주제(세습되는 왕이 통치하는 정치제도)를 완전히 역사의 뒤안길로 넘겨버리는 혁명적 사상이다. 물론 공화정은 이미 그리스에서 그리고 로마에서 시행된바 있다. 그러나 로마 공화정이 원로원의 약화와 황제 1인에게 권력이 집중되면서 공화사상은 불온사상으로 치부되고, 로마제국 몰락 후, 유럽은 갈갈이 찢어져 독자세력화 하면서, 중세 때는 특정 지역 봉건영주가, 근세에는 특정 민족국가를 장악한 군주(왕)이 절대권력을 휘두르게 된다. 부패한 절대권력에 대한 반감이 폭발하면서 프랑스 대혁명이 일어났고, 이 위험한 혁명사상(공화정)의 전파를 위한 전도사로 자처하고 나선 리더가 바로 나폴레옹이었다. 유럽 모든 국가들이 나폴레옹을 볼온세력으로 몰아붙인 이유는 바로 혁명사상, 공화정이 자기 나라로 유입되어, 군주제가 붕괴될까봐 두려워서 그랬다. 아무튼 나폴레옹은 점령지마다 혁명사상을 유포하는 포고문을 붙이고 정치체제를 정비하며 민심을 수습하며, 프랑스 민중들이 열광하는 군사령관이 되었다. 혁명정부가 부담스러워할 정도로...

Jean Paul Kauffmann, 나폴레옹, 세계사

Jean Paul Kauffmann, 나폴레옹, 세계사

Jean Paul Kauffmann

이 책은 장 뽈 카우프만이라는 프랑스 저널리스트가 나폴레옹이 마지막 인생을 마친 세인트 헬레나 섬을 9일 동안 돌아다니면서 섬에서 본 나폴레옹의 흔적과 자취를 통해 200년 전 유럽역사와 인물을 회상하는 답사기이다. 유홍준의 ‘문화유산답사기’처럼 Saint Helena Island라는 역사적 유적의 답사기를 일정별로 기록한 에세이다. 본서의 원 제목은 ‘롱우드의 검은 방’이다. 나폴레옹은 세인트 헬레나 섬에 있는 Longwood라는 특정지역에 감금되었다. 몇평방미터 되지 않는 그 롱우드에 나폴레옹을 위해 졸속으로 세워진 허름한 집을 저자는 ‘검은 방’이라고 부르고 있다. 개인적으로 막스 갈로의 '나폴레옹 전집' 5권을 먼저 다 읽은 후에 본 책이라 더 감흥이 새로왔다. 단순히 세인트 헬레나라는 섬에 국한해서 답사기를 쓰는 것이 아니라, 저자가 보고 체험한 유럽 전역에 흩어져있는 나폴레옹의 흔적들을 세인트 헬레나라는 섬을 매개체로 조각조각 끼워 맞추는 형태의 글이 썩~ 재미있다. 글을 읽어보면 단순한 세인트 헬레나 섬 답사기라기 보다 저자가 나폴레옹관련 역사에 얼마나 해박한지 알수 있다. 내가 이 책을 보면서 놀란 것은 저자의 필력이 아주 대단하다는 것이다. ‘김철’이라는 번역가가 누군지 모르겠지만 번역을 탁월하게 해냈다. 프랑스어의 그 미묘한 어감을 잘 살려 우리말로 읽어도 전혀 그 감흥이 반감되지 않는다. 세인트 헬레나와 나폴레옹에 대한 정보는 둘째치고 문학작품으로만 평가하더라도 굉장한 책이다. 아니나 다를까... 1997년 프랑스에서 본서가 출간되자 마자 1.페미나 에세이상, 2.쥘 베른느상 3.조제 케셀상 4.로제 니미에상, 5.RTL/Lire상 등 5개 문학상을 석권하게 된다. 프랑스판 문화유산 답사기를 꼭 한번 읽어볼 것을 권한다. 나폴레옹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책에 언급된 그림이나 지역을 구글로 사진을 찾아보고 구글어스로 세인트 헬레나 지도를 위성사진으로 검색해가며 보는 재미가 톡톡했다.
 
빠리 앵발리드 나폴레옹 무덤을 내려다보며

鄭 義, 小說 中國, 동연

鄭 義, 小說 中國, 동연

1976년 4월 5일 淸明節, 합리적인 신사 周恩來 사망 후, 그 추모식을 위해 모인 군중이 돌변하여 毛澤東 5인방의 폭정에 항거하는 시위를 벌이기 시작했다. 毛澤東은 민병대/경찰을 투입, 8000여명을 무자비하게 살상하며 진압해버린다. 毛澤東은 이런 유명한 말을 남긴다.
“진시황이 뭐 대단한가, 그는 겨우 460여명의 선비들을 생매장 했을 뿐이다... 우리가 진시황을 비난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진시황에 비해 우리는 백배도 더 넘는 사람들을 죽였으니까...”
권력을 장악할 때부터 되내인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는 毛澤東의 정치철학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그로부터 13년 후, 1989년 6월 4일 급진 개혁을 주장하던 胡耀邦의 사망 후, 그를 추모하기 위해 天安門광장에 모인 군중들이 해산하지 않고, 부정부패 척결과 다당제 민주정 실시를 주장하며 鄧小平 전제정치에 반기를 든 시위군중으로 돌변했다. 鄧小平은 毛澤東이 했던 방식대로 변방의 계엄군을 불러들여 탱크와 총으로 진압해버린다. 수천명이 죽거나 부상을 당했다. 몇 명이 죽었는지는 정확하게 모른다. 이 사건이 바로 ‘6.4 천안문사태’다. 무력진압으로부터 어쨌거나 시위대를 보호해보려던 趙紫陽도 이때 등소평에 의해 실각되어 가택연금 당한다.

2010년 노벨평화상을 받은 류 사오보(劉曉波)는 6.4천안문사태 이후로 중국 민주화를 주장한 인물이다.
본서는 6.4 천안문사태 전후 상황을 소설의 형식을 빌어 Dramatic하게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중국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던 90년대 초반 나의 대학시절, 현대 중국 정치 상황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받은 책이다.

Edgar Snow, 'Journey to the beginning', 지리산

Edgar Snow, 'Journey to the beginning', 지리산

이 책은 에드가 스노우의 자서전이라 할만하다. 책을 읽는 내내 모름지기 Journalist라면 이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2차대전 중 중국의 변화와 공산화 과정을 취재한 서방 언론인으로 에드가 스노우 만한 사람이 없다. 대부분 기자들은 안전한 곳에서 주워들은 얘기들을 짜깁기해서 기사를 쓴다. 그러나 에드가 스노우는 중국 인민에 대한 연민을 가지고 중국 공산당이 초라하게 시작한 시점부터 취재를 해왔다. 아직 국민당 군의 힘이 막강하고 미국과 일본의 입장이 변함없을 때, 에드가 스노우는 결국 중국은 공산당이 장악하게 될 것이라는 예견을 한다. 그 예견은 실제로 현실이 된다. 그가 현장에서 도대체 뭘 보았길래 그런 판단을 내린 것일까? 취재 과정에서 격은 여러 에피소드와 자신의 연애 편력까지 기록하고 있다. 그가 취재했던 중국 혁명 1세대들 모택동, 주은래, 주덕..., 그리고 루즈벨트, 처칠, 스탈린, 간디, 네루, 장개석과 송자매들(경령/미령/애령)... 이들은 에드가 스노우의 취재 대상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친구에 가깝다.

주은래 부부와 Edgar
한겨레신문 문학전문 최재봉 기자가 93년 맘먹고 번역을 했다. 최기자 자신이 에드가 스노우같은 저널리스트가 되고자 하는 동경이 번역 문체에 고스란히 베어있다. '중국의 붉은 별‘(Red Star over China)와 함께 같이 짝으로 읽으면 아주 좋은 책이다.

Edgar Snow, 'Red Star Over China', 두레

Edgar Snow, 'Red Star Over China', 두레

중국 관련서적 딱 한권만 추천하라면 나는 주저 없이 이 책을 추천하겠다. 본서의 저자 Edgar Snow는 ‘아리랑’의 저자인 Nym Wales(본명 Helen Poster Snow)의 남편이기도 했다. 에드가 스노우는 20세기 중반 최고의 Journalist로 손꼽을만한 인물이다. 항일투쟁을 위해 뭉쳤던 국민당과 공산당의 國共合作이 깨지면서 공산당은 蔣介石의 국민당 軍에 쫓겨 소위 ‘大長征’에 돌입한다. 이 대장정 때문에 중국인민들은 공산당의 진정성을 받아들이게 되고 이를 계기로 중국 공산당이 정권을 잡게 된다. 서방에 중국 공산당의 실상이, 그리고 마오쩌뚱이라는 정치지도자가 베일에 가려져있을 때, 홀홀단신으로 중국 내륙 공산당 활동지역(홍구)으로 들어가 이들을 인터뷰하며 중국 현대사를 현장에서 온몸으로 취재했던 사람이 바로 Edgar Snow다.

대장정 취재 당시 에드가와 마오

1970년 중화인민공화국 설립 기념일에 단상에 선 에드가 스노우와 마오쩌뚱

      
당시 중국은 농업국가여서 도시 노동자들에 의한 혁명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이에 마오는 중국 공산화를 위해 혁명의 주체를 도시 노동자가 아닌 농민이어야 함을 주장하게 된다. 이게 먹혀들어 농민혁명을 통한 중국 공산화가 성취된다. 물론 공산당이 중국 농민들의 지지를 얻는데는 紅軍의 대장정이 아주 중요한 역할을 감당했다. 대장정 과정에서 공산당은 인민들을 설득하고, 감화시키고, 그들의 진성성을 보여준다. 그리고 무엇보다 각 지역 소비에트를 창설하여 교육하는 참여민주주의 씨앗을 뿌린 것이 중화인민공화국이라는 꽃으로 피어난다. 물론 결국 일당독재화로 변질되어 버리지만..
중국 공산당의 권력에 대한 집착과 폭력진압은 비난 받아 마땅하다. 그리고 나는 공산주의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상당한 자극을 받은 것 또한 사실이다. 중국 공산화를 위해 뭉친 소수의 헌신된 혁명1세대들이 어떻게 서로를 보듬으며, 인민들의 마음을 얻어 공산화를 성공시켜나가는지 그 과정이 감동적이다. 삼국지에 버금가는 스토리가 있다. 하나의 사상과 이념을 위해 헌신한 몇 명이 중국이라는 거대한 나라를 뒤바꾼 것이다. 하물며 진리와 복음, 거기다 온 우주의 창조자 절대주권자인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데 크리스찬과 교회가 너무 무기력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중국 공산당 1세대 지도자들 모택동, 주은래, 주덕... 이들의 인생역정에서 초대교회 예수님과 그 제자들의 분위기가 느껴지는건 왜 일까? 세상엔 복음의 혁명이 필요하다. 우리 안에 먼저 그 혁명이 일어나야 한다.
열댓명의 청년들이 모여 결국 중국을 뒤집었다. 그리고 2000년 전에 어중이 떠중이 열둘을 모아놓고 세상에 하나님나라 Vision을 심어놓으신 예수님... 그 복음의 혁명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나는 예수의 제자인가? 내 Vision이 아니라 하나님나라의 꿈을 꾸는 예수의 제자가 되어야 한다. 예수를 따르는 제자이고 싶다. 예수 제자가 공산당원보다 못해서야...
* 마오쩌뚱(毛擇東)과 떵샤오핑(鄧小平)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에 대해 관심있는 사람은 해리슨 솔즈베리(Harrison E. Salisbury)의 '새로운 황제들'을 더 읽어보기 바란다.

장융, 대륙의 딸(중국 근대 이해), 대흥

書名 : 대륙의 딸(原題:Wild Swans)
1.導入

1)作品의 種類 : 年代順에 따른 長篇소설형식의 Non-fiction回顧錄

2)作家·作品의 背景
저자는 1952년 중국 四川省에서 출생하여 홍위병,농부,전기기술자 등을 거쳐 사천대학에서 영어를 전공한 후 1978년부터의 영국유학에서 언어학박사학위를 받아 현재 런던대학 교수로 재직중이다.

작품의 시대적 배경은 일제식민통치시대와 군벌할거시대,2차대전 말기 대평양전쟁기간, 국공합작과 내전시기,중화인민공화국수립시기와 문화혁명기간,모택동 사후 등소평의 집권시기 등 1870년대에서 1980년대 사이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

2.梗槪
이 작품은 저자의 가족사, 즉 외할머니-어머니-저자 이렇게 삼대에 걸쳐 일어난 가족사를 근·현대 중국사와 접목하여 설명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그의 외할머니는 만주 의현이라는 곳의 경찰관인 외증조부의 딸로 태어나 중국전통에 따라 전족을 당하며 성장하였다.저자의 외할머니는 외증조부의 정략적 계획에의한 거래로 15세 나이에 북경군벌정부의 총감인 나이 많은 수지행장군의 첩으로 팔려갔다.그러나 수지행장군은 권력투쟁에서 밀려 지방으로 도망하는 신세가되고, 그 때 저자의 어머니는 태어난다.그 후 저자의 외할머니는 장군이 죽으면서 자유롭게해주라는 유언때문에 첩이라는 속박에서 벗어난다.그 후 그녀는 사선생이라는 나이 많은 만주의사와 결혼을 하였다. 그러나 결혼과정에서 사선생의 맏아들이 자살하는 등 많은 어려움을 격게된다.결혼 후 사선생과 외할머니 그리고 저자의 어머니는 금주로 이사한 후,정착하여 살게된다. 얼마 지나지 않아 만주지역은 일본이 간접통치를 위해 세운 부의의 만주국이 들어서게 되는 데,그러나 일본은 결국 2차대전에서 패배하게 되고, 중국은 국민당군과 공산당군의 내전에 휘말리게 된다.이 시기에 저자의 어머니는 학생신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공산당에 협조하는 여러가지 일을 하게된다.허나 이 일이 원인이 되어 체포되는 일까지 당하게 된다. 결국 장개석의 국민당군은 미국으로부터 많은 물자를 제공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관리/장교들의 부정부패로인한 전투력 상실로 인민들에게 좋은 인식을 주고 있던 공산당에게 패배하여 대만으로 도주하게된다.이 과정에서 저자의 어머니는 아버지를 만나게되고 서로 호감을 갇게된다.그 후 중국에는 이제 명실공히 모택동의 중화인민공화국이 수립되었지만 국민당군 잔당이 본토에 남아 공산당군과 게릴라전을 벌이고 있었다.저자의 부모님은 결혼 후 금주를 떠나 남경으로 행군을 하면서 유산을 경험하게 된다.그 동안 국민당군은 거의 대부분이 공산당에 항복하고 투항해옴으로 내전은 종식된다.저자의 부모는 의빈에 정착하게 되지만 곧 그녀의 상관인 장시팅이라는 여자가 저자의 아버지 장수유를 유혹함에 따라 위기를 느끼고 자진해서 성도로 전출을 하게된다.이 시기에 저자가 태어났다.거기서 저자의 어머니인 더홍은 학생시절 국민당군에 협조했다는 혐의를 받고 많은 어려움을 당하게 된다.바로 그 때 모택동은 무모한 ‘대약진 운동’을 추진함으로 식량을 생산해야할 농민들이 국가의 경제발전은 철강의 생산에 있다는 정치선전에의해 용광로에 지필 나무를 하러 다니는 사태가 발생한다. 이 운동은 이 후 심각한 식량난과 산림의 회손으로 그 결과가 드러난다.얼마지나지 않아 모는 인민공사를 조직하고 그에 딸린 집단 급식소인 캔틴을 만든다.1961년 초 아사자의 수가 수천만에 이르자 모는 마침내 어쩔 수 없이 대약진 정책을 포기한다. 그리고 마지못해 실용주의 사고방식을 가진 유소기와 당 총서기 등소평에게 좀더 많은 권한을 위임한다. 실천주의자인 등은 당시 상황을 흑묘백묘론으로 설명했다.그러나 모택동은 자신의 권력을 다시 확대하기 위해 ‘뢰봉에게 배우라’라는 논설을 시작으로 자신을 우상화하고 이 우상화를 근거로 어린 학생들을 자극하여 자신에게 반대하는 당 지도부를 학생들의 폭력으로 숙청하는 문화혁명을 감행하게 된다.즉 모택동은 자신의 원한을 푸는 도구로 어린학생들을 사용한 것이다.문화혁명은 4단게로 구분되는 데 1단계는 십대의 홍위병들이 주도하던 단계이고, 2단계는 조반파의 등장과 주자파에 대한 공격단계, 3단계는 조반파간의 파벌 싸움단계, 4단계는 모가 파벌 싸움을 끝내기로 결정한 단계이다.이 기간동안 주은래, 상하이 사인방(강청,요문원,왕홍문,장춘교)를 제외한 대부분의 인물이 숙청된다.문혁으로 저자의 부모는 원리원칙을 고수하다 개인적 원한을 사 , 그로인해 주자파(적대계급)로 분류되어 탄핵을 받게 된다. 그러나 이 시기는 저자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홍위병으로 활동한 시기이기도 하다.결국 고문을 당하던 저자의 아버지는 정신분열증세를 보이고 저자의 어머니는 북경으로 주은래를 만나 탄원을 하게 된다. 이 탄원에서 무혐의 답변과 그 기록(주의 편지)를 받게 되지만 구금과 석방을 반복하게 된다.이 때 혁명초기 대장정에 참여했던 원수들이 모에게 문혁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다 숙청당한다.모는 문혁으로 당의 행정력이 파괴되자 당을 대처할 혁명위원회를 구성한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사천성의 혁명위원회에 팅부부가 임명됨에 따라 저자의 가정은 더 큰 어려움을 당하게 된다.아버지는 미이 수용소 간부학교로 추방되고, 저자는 노동을 통한 사상개혁 대상으로 지목되어 요령성 히말라야 산기슭으로 추방되게 되고, 어머니는 서창수용소로 그리고 외할머니는 지병으로 사망하게 된다.하여튼 결과적으로 문화혁명은 중국의 거의 모든 문화재와 인민들의 창의력,예절,교육,그리고 태업으로 인한 경제파탄을 가져왔다.그 뿐만아니라 모의 군사참모였던 임표가 모의 암살을 꾀하다 실패한후 몽고로 탈출도중 비행기 추락으로 사망하게되는 일이 발생한다. 임표의 서거로 군에대한 장악력을 상실한 모는 할 수 없이 주자파로 분류되어 추방당한 옛 관료들을 재등용하게 된다.이를 계기로 저자의 어머니는 먼저 복직을 하였지만 아버지는 죽을 때까지 복직을 하지 못한다. 이 때 저자는 도시의 가족들과 같이 생활하기위해서 제철과 전기기술자로 일하게 된다.그 후 얼마지나지 않아 사천 성도대학에 외국어 학부에 어렵게 입학하게 된다.저자의 동생 진밍은 무한에 잇는 중국기술대학에 입학하고 둘째 소해는 지방으로 보내지는 것을 피하기위해 군에 입대한다(소해는 나중 장교가 된다). 저자는 대학시절 외국서적들을 접함으로 서방의 ‘자유주의’를 사모하게 된다.아버지 사후 주은래 또한 사망하게되어 모는 화국봉을 주의 후계자로 임명하고 ,사인방은 득세하게 된다.주은래의 성묘기간동안 북경 천안문광장에서 수십만의 사람들이 운집하여 주를 추모하고 사인방과 심지어 모에대한 증오심을 쏟아낸다.그 저항은 경찰의 공격으로 와해되고 등소평은 시위 배후자혐의로 기소되어 해고 당하게 된다.그러나 몇달 후 모택동은 죽게되고 사인방과 실용주의 노선의 등소평사이의 권력투쟁에서 등소평이 승리하게 된다.이 과정동안 저자는 사천 성도대학의 조교로 생활하다.유학시험에 합격하여 영국으로 유학을 가게된다. 여기서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3.評
대륙의 딸은 삼대에 결친 가족사를 서술하면서, 실제로는 중국 근/현대사를 단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즉 이 작품은 일제식민통치동안의 수난과 국민당군과 공산군의 내전,그리고 공산정권수립후 무모한 대약진운동과 피비린내 나는 문화혁명,모의 사망과 등소평의 복권으로 대표되는 중국 근/현대사를 한 家系의 이야기를 통해 들여다보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이 책은 단순한 事件羅列式의 역사책과는 대비되게, 당시 인민들의 생활상을 구체적으로 묘사하고 있다.이런 점은 이 책을 역사적 자료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나는 공산주의는 좋은지 모르겠지만 모택동의 공산통치는 인간성을 말살하는 수단에 근거한 공포정치였다는 사실을 확실히 알게 되었다. 인간성 말살의 例로는 어른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아이들을 들 수 있다.이런 사태는 현재 중국의 예절상실을 가져왔다. 결론적으로 생간컨데 모택동은 공산주의를 추구하고 있지만 에전의 통치자들과 다름없이 자신을 황제로 생각했던 것 같다.인민에 의한 통치가 아니라 자신이 절대권력을 장악하고 행사하려는 문화혁명을 통해서 이 사실을 명확히 알 수 있다. 이 책 끝부분에서는 등소평을 인민의 지지를 받고 있는 실용주의자로 묘사하고 있는 데, 6.4천안문사태 때, 인민들을 향해 발포하고 탱크로 밀어버리도록 명령을 내린 인물 또한 등소평이다......... 어째든 이 책은 내가 중국의 현재를 이해하는 데 대단한 도움이 되었다.

중국의 현대를 이해하는데는 에드가 스노우의 '중국의 붉은 별'과 솔즈베리의 '새로운 황제들'을 꼭 읽어보기 바란다.

Patrick Süskind, 향수, 콘트라베이스, 비둘기, 좀머씨 이야기, 깊이에의 강요, 열린책들

Patrick Süskind, 향수, 콘트라베이스, 비둘기, 좀머씨 이야기, 깊이에의 강요, 열린책들

Patrick Süskind
* 좀머 씨 이야기(Die Geschichte von Herrn Sommer)
이야기는 話者 나의 어린시절 회상으로 시작된다. 더우나 추우나 지팡이 하나 짚고 온 동네를 빨빨거리면서 돌아댕기는 미친 아저씨가 한명 있다. 아이의 눈에는 호기심의 대상이었으나 동네 어른들한테는 불쌍히 여김을 받되 정신병자로 취급당하고 있는 인물이었다. 나는 좀머씨에 대한 호기심과 신비감 그리고 왜 저렇게 됐을까에 대한 의문으로 지켜본다. 마침내 누구한테도 말 못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멀리 숨어서 지켜보고 있는데 좀머씨가 한 밤중 10월 옷을 입은 체로 호수로 걸어들어가서는 사라져 버린다. 쓰고 있던 밀짚모자는 물위를 슬며시 떠내려가고 있다. 그리고 예전에 빗속을 걸으며 아저씨가 혼자 되내이던 말을 떠올린다. “제발 나를 그냥 좀 내버려두란 말이야”
이 이상한 아저씨 이름이 Sommer다. 독일어로 여름이다. 무더운 여름날씨처럼 머리가 열받아 돌아버린 것일까? 목적도 없는 수행을 떠나는 구도자처럼 쏘다니는 이유가 뭘까? 아니면 도착할 목적지가 없다는 것을 알기에 그냥 무작정 돌아다닐 수 밖에 없는 말못할 사연을 갖고 있는걸까? 이 작품을 쓴 파트리크 쥐스킨트는 좀머씨 만큼이나 희한한 사람인거 같다.
이 책은 저자의 글도 뛰어나지만 뭔가 비정상의 글 내용에 비해 Jean-Jacques Sempé가 그린 파스텔톤의 삽화는 굉장히 따뜻하다. 삽화가 책의 화룡점정이 되었다.


* 깊이에의 강요
개인적으로 쥐스킨트 작품 중에 ‘깊이에의 강요’를 제일 좋아한다. 짧은 4개의 단편글이 실려있는데 내 방식으로 한마디를 써보면 이렇다.
1.깊이에의 강요
자신의 생각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보는가에 지대한 관심을 기울이는 현대인들에 대한 비판, 自我는 없어지고 非我(남)가 원하는 我만 남게 되는 작태를 비판
2.승부
이겼으나 사실은 졌고, 졌으나 사실은 이겼다. 싸움의 승부는 그 결과가 말해준다고 하나 과정이 결과를 무마시키기도 한다.
3.匠人 뮈르사의 유언
자기 확신과 끊임없는 탐구로 인해 인류의 문명은 발달해왔다. 하지만 때로는 자기 아집이 되기도 하고 杞憂가 되기도 한다.
4. ⋯⋯그리고 하나의 고찰-문학의 건망증
體得, 통상 ‘자기 것이 되었다’라는 표현을 쓴다.

* 비둘기
이 책은 읽고나서 유쾌한 책이 아니다. 우리 집사람은 이 책 이야기할 때 어깨를 움츠리며 ‘으이구~’한다. 좀 뭐랄까... 엽기적이라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지 않다. 다만 달랑 비둘기라는 소재 하나로 이 정도의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다는건 정말이지 대단하다싶다.

* 콘트라베이스
쥐스킨트 책 중에 ‘콘트라베이스’가 문학적 가치는 가장 뛰어나지 않나 싶다. 1인 연극으로 만들어져서 공연되기도 하였다. 콘트라베이스... 유럽사람들한테 지극히 평범한 이 악기 하나를 소재로 이렇게 인생을 깊이 반추해 볼 수 있는 글을 쓸 수 있다는게 대단해 보인다. 책표지를 넘겨보니 2000.2.29 윤년 윤달 윤일에 읽었다고 써놨네...ㅎ

*향수
영화로도 만들어져서 많은 사람들이 그 스토리를 알고 있는 저자의 장편소설이다. 역시나 여기도 사람을 그리워한 나머지 사람을 죽여 그 체액에서 향수를 뽑아내는 미친 놈이 나온다. 결국 그 향수를 만든 목적은 사람들이 자신을 좋아해주기를 바라는 의도인데... 인간의 근본적 욕구를 중세 배경의 스릴러물로 풀어썼다.